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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한라 Tech] 자동차 '구매' 않고 '구독' 한다? 차량 구독 서비스의 미래

이른 아침, 향긋한 꽃향기에 잠을 깬다.
'꾸까'에서 격주로 받아보는 꽃다발 덕분이다.
어젯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를 늦게까지
정주행하다 하마터면 늦잠을 잘뻔했다.

출근 준비를 위해 서둘러 '위클리 셔츠'에서
배송된 맞춤 셔츠를 골라 입는다.
거울 옆에는 '오픈갤러리' 큐레이터가
새로 보내준 미술 작품이 걸려 있다.

현대셀렉션으로 새롭게 고른 쏘나타에 올라타,
'멜론' 신곡을 들으며 여유롭게 집을 나선다.

앞서 소개한 출근길 풍경은 우리 생활 속에 새롭게 자리잡은 ‘구독경제’를 기반으로 꾸며본 모습입니다. '구독경제'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와 함께 한번에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소유경제에 대한 회의가 생기면서 화장품과 면도날 같은 생필품을 낮은 가격에 정기 배송하는 서비스가 나오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여기에 최근 ICT 기술과 결합하면서 음악, 영화는 물론 의류, 자동차까지 전 분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에 더해 소유하지 않더라도 공유하거나 원하는 상품을 주기적으로 정기구독해도 충분하다는 인식이 자리잡은 것도 한몫 했습니다.

공유 구독 경제의 확산과 소비 패러다임이 변하면서 다양한 구독 서비스가 국내외로 확산 중인데요. 이제 물건을 소비하는 방식을 소유(ownership)에서 가입(membership)으로 바꿔 놓고 있습니다.

 

점차 커지고 있는 구독경제

미국 회사인 ‘달러 셰이브 클럽’은 회비를 내면 한 달에 한 번 면도날을 배송하는 서비스로 115년 역사의 질레트를 흔들어 놓습니다. 소프트웨어 기업인 ‘어도비’는 단품 판매 방식을 버리고 구독 판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세탁기, 자동차, 장난감을 넘어 이제는 소프트웨어까지 새로운 형태의 소비패턴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정기 구독 경제는 2000년 약 241조 원에서 2020년에는 약 594조 원으로 추산되는 등 그 규모가 계속해서 커지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자동차’ 역시 공유 패러다임으로 변화하며 ‘모빌리티 공유 경제’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우버’나 ‘쏘카’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출처 : 다임러 공식 홈페이지)

2017년을 전후해 고급 자동차 브랜드들도 이런 '구독 서비스'의 인기에 가세하기가 시작했는데요. 자동차 메이커들은 미국, 유럽에서 소비자가 기간제 정액회원으로 가입하면 등급에 따라 원하는 차량을 렌탈할 수 있는 서비스를 론칭했습니다.

여기에는 기동점검, 관리정비, 보험 등의 서비스가 하나의 패키지로 제공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지금 이용되고 있는 리스·렌트와는 달리 서비스 취소가 언제든지 가능하며 유지 비용 부담이 없고 차를 자유롭게 교체할 수 있어 사용자 편의성이 높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구독료는 단기 렌트와 공유 서비스보다는 낮고 장기렌트 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으로 책정돼 있습니다.

BMW는 ‘억세스 바이 BMW’, 벤츠는 ‘메르세데스-벤츠 컬렉션’, 다임러 그룹은 제조사 주도형 모델인 ‘Moovel’로 미국에서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포르쉐, 캐딜락 등 고급차 브랜드도 이미 시장에 진입한 상황입니다. 현대자동차 역시 미국에서 2018년부터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국내에서는 ‘제네시스 스펙트럼’이라는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차량 구독 서비스의 미래는 밝은 편입니다. 합리적인 가격과 다양한 모델도 선택 가능하고, 다양한 부가 서비스로 소비자에게 어필하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현재 전체의 1% 미만에 불과한 차량 구독서비스는 향후 2025년까지 시장 규모가 10%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또 현재의 38여 개 업체에서 대부분의 업체로 참여 업체가 늘어나고 제공하는 서비스 품목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자동차 산업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변화 중

공유경제 시대에 돌입한 지금, 완성차 업계도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패러다임의 변화에 발맞추고 있습니다. 이른바 ‘Mobility as a Service’ 즉 ‘MaaS’가 그것입니다. 말 그대로 ‘서비스로서의 이동수단’을 뜻하는데요.

특히,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은 MaaS의 등장을 새로운 시장 진입의 기회로 보고 Mobility Service 신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구독 서비스는 수익 목적 외에도 향후 판매 증진을 위한 경험 마케팅의 일환으로도 활용 가능해 도입 확대가 예상됩니다. 또한, 소비자들에게도 차량 공유 서비스처럼 필요할 때 원하는 모델로 쉽게 확보할 수 있고 차량 관리에 신경 쓸 필요 없어 큰 매력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새로운 플랫폼은 늘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냅니다. 차량 구독 서비스는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와 자율주행 등과 결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구독 서비스가 상용화된다면 이제 자동차는 돈을 들여 차를 사거나 손수 운전할 필요가 없는 획기적인 변화가 예고됩니다. 이럴 때일수록 변화를 기회로 만드는 지혜와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