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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버스 정류장이 사라진 미래 도시에서 출퇴근하는 방법

뚜벅이족이 가장 많이 찾는 장소가 어디일까요? 바로 버스 정류장입니다. 수도권에서만 하루 평균 719만 명이 대중교통을 이용합니다. 이중 절반만 버스를 탄다고 가정해도 매일 상당한 인원이 버스 정류장을 찾는 셈이죠. 그래서인지 요즘 지어진 버스 정류장은 입이 떡 벌어질 만큼 첨단화됐습니다.

서초구와 성동구에 설치된 스마트 셸터 (출처: 서초구청, 정책주간지 공감)

삼면을 스크린 도어로 막고 그 안에 냉난방 시설과 미세 먼지 차단기를 설치해 쾌적한 환경을 조성했죠. 또한 공공 와이파이와 실시간 버스 정보 안내 제공으로 이용 편의를 더했습니다. 일부 정류장은 미래형 정류장을 표방하며 ‘스마트 셸터’로 불리기도 하는데요. 도심 속 쉼터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래에는 버스 정류장이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자율 주행 자동차와 대중교통의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공유 교통 서비스의 등장

자율 주행 자동차과 대중교통은 경쟁적 관계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그 이유는 소비 시장과 관련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우리 사회는 소유에서 공유 경제로 바뀌고 있습니다. 여기서 파생된 산업이 카 셰어링인데요. 이들의 성공으로 자율 주행 자동차 역시 공유 경제를 중심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데 이견은 없습니다.

주행 노선과 속도가 제한된 버스와 달리 자율 주행 자동차는 제약이 없습니다. 따라서 다양한 이동 수요를 실시간으로 충족하는 수요자 중심형 교통 시스템 구현이 가능하죠. 버스 정류장에 갈 필요 없이 집 앞에서 목적지까지 편하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이동과 공간의 경계를 허무는 자율 주행

필요 시 핸들을 집어넣을 수 있는 SbW (출처: 만도)

또 다른 이유는 공간입니다. 

CES 2021에서 혁신상을 받은 만도의 SbW는 핸들과 바퀴 사이의 기계적 연결을 전기 신호로 대체한 조향 시스템입니다. 이를 자율 주행 차량에 적용하면 핸들을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는 오토 스토우(Auto Stow) 설계가 가능합니다.

핸들이 사라지면 실내 공간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이동하며 업무를 보고 잠을 자는 등 주택과 사무실의 역할을 겸하게 되는 것이죠. 사용자는 공간의 연속성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자동차의 개념이 이동 수단에서 생활공간으로 확장되며 교통 수요에도 변화가 예상됩니다. 장거리를 이동하거나 버스 배차 간격이 긴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일수록 버스보다 자율 주행 자동차를 선택할 확률이 높습니다.

 

결국 관건은 이용 요금

그러나 결국 경쟁의 관건은 요금입니다. 자율 주행 자동차는 택시보다 저렴하지만, 버스보단 비쌀 수밖에 없습니다. 또 버스와 지하철 간 환승 제도의 힘도 무시할 수 없죠.

핀란드에서 처음 시작한 MaaS 서비스 ‘Whim’ (출처: whim app)

그래서 탄생한 것이 마스(MaaS)입니다. 'Mobility as a Service'의 준말로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를 의미합니다. 마스는 버스, 철도, 비행기 등 모든 운송 수단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앱에서 출발지와 도착지를 입력하면 최적의 경로와 이에 적합한 이동 수단을 찾아주고 한 번에 예약과 결제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2016년 핀란드 헬싱키에 처음 사용된 이 서비스는 현재 유럽 전역으로 확산됐는데요.

선택한 요금제에 따라 다양한 이동 수단을 30일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출처: whim app)

MaaS의 특징은 휴대폰 요금제와 같이 월 정기형 교통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고정된 요금으로 모든 이동 수단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만큼 소비자의 부담 또한 줄어들 수 있죠. 대중교통의 존재 목적이 시민의 편의라는 점을 떠올리면 MaaS의 도입이 허무맹랑한 이야기인 것만은 아닙니다. 지난해 말부터 지하철과 공유 킥보드의 요금 환승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자율 주행 자동차 역시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할 확률이 높습니다.

이동 수요가 버스와 자율 주행 자동차로 양분된다면 버스 정류장은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입니다. 또 자율 주행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도시 모델에선 버스 정류장이 사라질지도 모르죠.

2027년 자율 주행 기술의 상용화가 예상되는 만큼 모빌리티 혁신이 시작될 날도 머지않았는데요. 10년 뒤 여러분은 어떤 방법으로 출근하고 있을까요?

참고자료 

Whim(whimap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