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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왓츠인마이카 #3] 오래돼서 더 매력적인 첨단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자동차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으로 진화한 자동차. 이런 이유로 ‘자동차를 보면 운전자의 성격이 보인다’고 하는데요. 그 사소한 궁금증에서 시작된 #왓츠인마이카. 과연, 타인의 자동차 속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요?

 

첨단과 레트로를 오가는 전장 부품 소프트웨어 개발자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움직인다’라는 말은 자동차 산업에서도 통용됩니다. 첨단 전장 부품의 중요성이 커지며 이를 제어할 소프트웨어 파워도 덩달아 상승했기 때문이죠. 다양한 전장 부품 라인업을 보유한 만도 역시 지속적 소프트웨어 개발로 부품 성능을 향상시키고 있는데요. 오늘의 주인공, 김영재 책임브레이크 시스템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만도 SW Campus에서 Brake SW 개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영재 책임연구원입니다. 주로 만도가 독자 개발한 IDB* 제품의 주제동제어를 맡고 있고요. 2014년부터 올해로 8년째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IDB (Integrated Dynamic Brake): 통합 전자제동장치. 기존 유압식 브레이크 시스템의 부품을 하나로 통합한 전자식 브레이크로 글로벌 4개사만이 양산 가능한 만도의 주력 제품
 

글로벌 4개사만 만들 수 있는 기술?! 만도의 IDB 브레이크

자동차 선택의 기준으로 어떤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나요? 빠른 속도, 디자인, 가격, 승차감 등 많은 것을 고려하게 되는데요. 편안하게 잘 달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바로

halla-dhub.tistory.com

김영재 책임의 자동차는 2006년식 5세대 골프 GTI 모델입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매물로 올라온 중고차를 구매한 것이라고 합니다.

Q. 2015년도에 차를 구매하셨는데요. 출고된 지 10년 가까이 된 중고차를 산 이유가 무엇인가요?
처음부터 중고차를 사고자 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원래는 푸조 308 모델을 사려고 했는데 디젤 엔진 특유의 덤덤한 느낌이 아쉽더라고요. 결국 뉴질랜드 출장 중에 딜러에게 국제 전화를 걸어 계약을 취소하고 그해 가을부터 본격적인 내 차 찾기를 시작했어요.
운전석에 앉았을 때 ‘좋다’라는 생각을 넘어‘내 차’라는 느낌이 드는 차를 찾았는데 지금의 제 차가 그랬습니다. 9년 전 만들어진 차였지만, 신차를 시승할 때 느꼈던 ‘좋다’라는 느낌과 확연히 달랐습니다. 중고차 거래가 처음이고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매물을 직거래하는 것이라서 망설여지는 부분도 있었지만, 결국 지금의 차를 구매하게 됐습니다.

 

What’s in My Car. 그의 자동차에는 무엇이?

그렇다면 김영재 책임의 자동차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그의 차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큼직한 자전거 2대입니다.

Q. 자전거 라이딩을 좋아하시나 봐요?
차량 구입 전까지 자전거 라이딩이 제 유일한 취미였습니다. 라이딩 문화가 활성화되기 전부터 한강에서 자전거를 탔죠. 동호회 활동도 하고 있는데 햇수로 13년 정도 됐을 거예요. 자동차를 사고 나서 한동안 라이딩에 소홀했었는데, 최근에 다시 열심히 타고 있어요.

Q. 왜요? 무슨 일이 있었나요?
자동차 이곳저곳을 손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차를 처음 인수했을 때부터 배기, 전륜 브레이크, 서스펜션 등이 튜닝 파츠로 변경돼 있었는데 일부는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결국, 해외 직구를 통해서 마음에 드는 서스펜션을 구매한 것을 기점으로 부품을 하나씩 바꿔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5세대 골프 gti는 순정 휠이 참 예쁜데, 제 차는 전 차주가 고스트크롬 색상으로 도색을 해 놔서 아쉽더라고요. 그래서 마음에 드는 휠셋을 고르려고 꽤 오래 공을 들였어요. 현재 장착된 휠은 OZ사의 Alleggerita인데요. 국내 시판되지 않는 제품이라 희소성이 높습니다. 제품의 디자인부터 무게, 휠 사이즈까지 모두 마음에 들어 판매처에 별도 수입을 요청했어요. 그리고 2달을 기다려서 제품을 받았는데요. 현재까지 저랑 같은 휠을 사용하는 분을 한 번도 못 봤습니다. 내 손으로 내 차를 만들어가는 기분이 들어 자동차에 대한 애착도 커지고 무엇보다 뿌듯했습니다. 스스로 대견했죠.

 

 

자동차와 교감하는 특별한 방법

테일 램프, 휠 등 곳곳에서 튜닝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러고 보면 김영재 책임의 자동차는 특별한 구석이 있습니다. 외관 디자인이 순정 자동차와 다른 것을 알 수 있는데요.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엔진 ECU를 업그레이드하는 한편, 오픈흡기, 오일 세퍼레이터 등은 직접 교체했다는 김영재 책임. 자동차를 향한 그의 애정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Q. 정비사 도움 없이 직접 튜닝을 하신다고요?
튜닝이라는 말은 거창하고요. 아끼는 자동차를 더 오래 타기 위한 ‘관리’라고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경기도 평택에 만도 시험평가센터가 있습니다. 저희 팀이 개발한 브레이크 제품을 평가하러 가끔 출장을 가는데 그때마다 제 차를 가져가요. 차고 안에 정비에 필요한 모든 공구가 다 있으니까,퇴근 후에 짬을 내서 차를 손보고 오는 거죠. 기계공학 전공이라 여건만 갖춰지면 간단한 정비는 혼자 할 수 있습니다.

Q. 직무는 제어 소프트웨어 개발인데 전공은 기계공학이라니 아이러니하네요.
자동차 부품 제어 소프트웨어는 순수 IT 기업이 만드는 소프트웨어와 차이가 있습니다.자동차의 움직임과 기계적 특성을 잘 이해하고 동작 알고리즘을 만들어야 합니다. 단순히 소프트웨어적 지식만 갖고는 업무 수행이 벅찰 수 있어요. 이런 이유로 기계공학이나 자동차공학 출신이 현업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다수 활약하고 있는데요. 저도 그런 케이스 중 하나입니다. 꼭 컴퓨터공학 전공이 아니더라도 자동차에 대한 애정 그리고 일정 수준의 지식만 있으면 충분히 개발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자동차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여준 김영재 책임. 머지않아 차를 보내줘야 할 때가 온다는 사실이 아쉽다고 하는데요. 그런 이유 때문일까요? 그에게 자동차란 ‘오랫동안 손발을 맞춘 마음이 잘 맞는 친구’라고 합니다.김영재 책임과 자동차의 아름다운 동행을 응원하며 왓츠인마이카! 다음 편도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