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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레고처럼 조립하는 건축? 하루 만에 내 집 만드는 '모듈러 건축'

우리 삶을 지탱하는 3요소, ‘의식주’. 오늘은 그 중 건축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예비 건축주라면 누구나 내 집이 완성되는 순간을 간절히 기다리실 겁니다. 그러나 공사 기간 단축이 말처럼 쉬운 일만은 아닌데요. 상식을 뒤집으면 내 집 마련의 꿈이 한결 빨라집니다. 스마트 건축 기술의 하나인 ‘모듈러 공법’을 적용하면 단기간에 내 집을 뚝딱 완성할 수 있죠.


똑똑하고 빠르게 ‘모듈러 건축’

모듈러 방식은 쉽게 말해 장난감 블록을 쌓듯 건물을 조립하는 공법을 말합니다. 공장에서 벽과 지붕, 천장 등 표준화된 유닛을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것이죠. 기존 공사 방식과 비교하면 무척 획기적인 발상입니다.

▲열흘 만에 건설된 중국 우한의 훠선산(火神山)병원 (이미지 출처: CNBC)

코로나로 열병을 앓은 우한에선 모듈러 건축으로 열흘 만에 병실 1,000여 개의 응급 병원을 지었습니다. 이처럼 모듈러 건축은 공사 기간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데요. 콘크리트 등 재료가 굳을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어 곧바로 적층을 시도할 수 있죠. 따라서 기존 공법 대비 최대 60~80%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


모듈러 건축, 뭐가 좋고 뭐가 나쁠까?

건설 현장의 최대 변수는 환경입니다. 장마와 한파 등 계절적 요인으로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죠. 소음으로 인한 민원과 환경 규제도 영향을 미칩니다. 이러한 환경 제어의 어려움은 제품 품질의 저하로 이어집니다.

반면 모듈러 건축은 변수에 강합니다. 작업의 6~70%가 공장에서 이뤄지므로 안정적인 작업이 가능하죠. 현장 작업 일자가 줄어든 만큼 민원과 규제 등에 자유롭습니다.

작업이 체계화되므로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인력난에 시달리는 건설업계에선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하지만, 기존 방식 대비 10~20%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므로 경제적 득실을 따져 봐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또한 저층 구조 중심으로 시도되는 공법이기 때문에 고층화를 추구하는 도심에선 쓰임새가 높지 않습니다.


모듈러 건축 고층화에 도전하는 한라!

▲ 미국의 고층 모듈러 건축 ‘Atlantic Yards Tower’ (이미지 출처: 국토교통과학진흥원)

높이 쌓을 수만 있다면 모듈러 공법의 활용도는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미국의 경우, 2014년부터 32층 규모의 주택 건설에 도전 중입니다. 이들의 목표는 향후 10년 이내 100층 건물을 짓는 것이죠. 우리나라도 모듈러 건축 고층화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한라 이재수 프로에게 들어볼까요?

Q. 어떤 연구가 진행되고 있나요?

우리나라에서는 한국건설연구원이 주도하는 ‘모듈러 건축 중고층화 및 생산성 향상 기술 (2014~2021)’을 개발 중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와 관련 기관, 민간 업계가 동참해 R&D 연구단을 결성하였는데요. ㈜한라도 이 연구단의 일원으로 내년 용인시에 실증 건물을 지어 그 결실을 보려고 합니다.

Q. 조립 방식의 주택인데 위험하진 않을까요?

모듈러 건축은 내진 성능이 뛰어납니다. 지진 안전지대가 아닌 우리나라의 경우 모듈화에 따른 독립된 기둥 구조가 유리한 면이 있죠. 조립 방식에 대한 우려보다 성능 향상이 예상됩니다.

▲국내 15층 모듈러 공법 건축물 조감도 (이미지 출처: 국토교통과학진흥원)

Q. 전망은 어떨까요?

현재까지 모듈러 건축은 공공사업 위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비용적인 문제로 민간의 수요는 높지 않았지만 공법의 발전과 산업 구조 변화로 점차 개선되리라 생각합니다.  

건축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모듈러 건축. 해외와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막 걸음마를 뗀 상태입니다. 규모 면에서 본다면 성장이 더딘 것은 분명하지만 단정 짓기는 이릅니다. 국산 모듈러 공법으로 지어진 건축물을 도심에서 만나게 될 날을 기대해 봅니다. 

참고자료

▲ 건축도시연구정보센터 (http://www.auric.or.kr)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https://www.kaia.re.kr/webzine/2019_01/index.html)

▲ ㈜한라 (https://www.hall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