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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미래차 디스플레이는 얼마나 다를까?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

최근 완성차 업체들이 자율주행차, 플라잉카 등에 대한 관심을 쏟는 가운데 관련 업계에서는 미래 모빌리티로 인한 부가가치 창출에 관심이 많습니다. 미래에는 첨단 장치들이 더 많이 탑재되기에 그만큼 부품 관련 수익이 높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요즘 자동차는 각종 전자 장치와 애플리케이션이 설치되면서 '달리는 스마트 장치'로 불립니다. 역시 과거 기계공학의 총아였던 자동차가 미래 모빌리티로 진보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편 이런 흐름 속에 자동차 전장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됩니다.

▲스마트폰 앱으로 차문을 여는 등 스마트 디바이스 탑재가 기본

특히 파워 트레인과 구동계를 제어하는 차량 운영 체계와 관련 시스템은 차량 생산에 필요하고, 안정성 유지를 위해 좀처럼 바꾸지 않기 때문에 알짜입니다. 몇 년 전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규모의 딜을 통해 하만카돈 그룹을 인수한 이유 중 하나도 그 회사가 소유한 독일 전장회사 때문으로 꼽힙니다.


자동차 디스플레이 기술의 발전

요즘 한창 디지털로 전환 중인 자동차 디스플레이도 주목받는 분야입니다. 이는 관련 소재의 변경 흐름과도 연관되어 더욱 중요하게 평가되고 있습니다. OLED는 그동안 고가의 스마트폰과 TV의 자체발광 소재로 쓰였습니다. 물론 지금도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만, 지난해부터 아우디를 중심으로 자동차 분야에 이 소재 사용량이 늘었습니다.

▲(좌)아우디 e-트론 55에 탑재된 OLED 버추얼 사이드미러 디스플레이, (우)거울대신 카메라가 달린 사이드미러

급변하는 자동차 디스플레이 기술은 미래에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요? 자동차 회사들이 상상하는 모습은 영화를 통해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

영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는 현대를 배경으로 한 액션물입니다. 하지만 시각적 자극을 위해 가까운 미래에 봄직한 장치 한두 가지를 등장시킵니다.

▲MI:4 고스트 프로토콜에 등장하는 부르즈 칼리파 외벽 등반 장면 (출처: IMDB)

영화를 본 많은 사람은 주인공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을 오르는 장면을 최고로 꼽습니다. 이는 두바이에 위치한 부르즈 칼리파로 높이는 해발 828m, 163층이나 됩니다. 하지만 자동차 마니아의 눈에는 인도 뭄바이의 악명 높은 교통체증을 피하기 위해 주인공이 BMW i8 하이브리드 차량 윈드실드에 펼쳐 놓은 정보들이 더 충격적입니다.


▲윈드실드 디스플레이 속 지도를 제인에게 패스하는 에단 (출처: JORGE ALMEIDA)

IMF 비밀요원인 에단(톰 크루즈 분)이 곡예 운전으로 차들을 추월하는 중에 보조석에 탄 제인(폴라 패튼 분)은 윈드실드에 지도를 확대해 도로 상황과 목표물의 움직임 등을 파악합니다. 투사된 지도 등의 정보는 반투명 상태로 운전 중인 에단의 시야를 크게 방해하지 않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윈드실드 디스플레이 기술은 증강현실 AR로 분류되기도 합니다.


미래차 디스플레이의 가능성

현재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가장 역사가 긴 계기판 클러스터, 내비게이션으로 처음 도입됐던 센터 디스플레이, 마지막으로 운전석 앞 윈드실드에 주행 정보를 투사하는 HUD(헤드업 디스플레이)가 그것입니다.

▲MI:4 고스트 프로토콜에 등장하는 BMW i8 PHEV (출처: IMDB)

센터 디스플레이는 본격적으로 도입된 지 15년이 채 안 되었지만, 최근 그 중요성이 커졌습니다. 반면 계기판은 100년 넘는 전통을 지닌 인터페이스로 운전에 꼭 필요한 차량의 속도를 비롯해 수십 가지의 정보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디자인됩니다.

자동차 업계는 계기판 클러스터의 디지털화를 진행해 왔고 이제 완성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100여 년 동안 운전자는 많은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해야 했으며, 21세기 정보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죠. 디지털 디스플레이는 정보를 계층화하고 역동성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 수요에 안성맞춤입니다.

▲마치 하나로 연결된 듯 바짝 붙인 아반떼(좌)와 투아렉(우)의 클러스터와 센터 디스플레이

디지털화와 함께 디스플레이 영역이 커진 것도 사실이지만 한계는 존재합니다. 최근 클러스터와 센터 디스플레이가 연결되는 인터페이스가 유행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한편으로는 '계기판 무용론'에 힘이 실리고 테슬라 S모델 등 실제로 없는 차도 팔리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5년 전부터 '계기판 무용론'을 주장해왔고, 완성 단계인 모델 Y에도 계기판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계기판 클러스터가 사라진 테슬라 모델3 (출처: Tesla)

이런 형태의 콕핏은 테슬라가 처음은 아닙니다.  과거 푸조 C4 피카소가 클러스터를 대시보드 중앙에 배치했고 토요타 프리우스는 지금도 이런 형태입니다. 이는 디자인적으로 우수할지 몰라도 안전운전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다만 여기에 HUD을 더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2017년 형 토요타 프리우스 프라임의 콕핏 디자인 (출처: Toyota)

제일 마지막에 만들어진 HUD의 경우 비용 문제 등으로 8인치 이상을 찾아보기 어렵지만, 기술적으로는 두 배 이상 큰 장치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더 나아가 HUD에 빔프로젝터 같은 확대 투사 기능을 추가한다면 자동차 윈드실드 전체에 주행과 내비게이션 정보를 투사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렇게 되면 디스플레이의 한계는 사실상 사라지고, 영화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에 등장하는 BMW i8처럼 윈드실드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강한 빛을 내는 자체발광 디스플레이와 고성능 렌즈가 필요한데요. OLED 같은 고휘도 자체발광 소재가 그 후보 중 하나입니다. 물론 터치 인터페이스 구현과 전방 창 위치와 모양에 따른 왜곡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습니다.

▲포르쉐가 구상 중인 홀로그램 방식의 디스플레이 (출처: Porsche)

이것은 투명 반투명의 퀀텀 LED 디스플레이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퀀텀 방식 LED는 지금도 고가의 OLED 대용으로 초대형 TV에 사용되는 자체발광소재입니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윈드실드 전체에 덧씌우기에 유리합니다. 문제는 곡면 성형과 투명도인데, 전자는 스마트폰에 적용되고 있는 플렉시블 기술의 발전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전장업체 콘티넨탈이 구상 중인 3D 디스플레이 (출처: Continental)

디스플레이의 투명도와 관련해서는 차량 전방의 상황 자체를 카메라로 찍어 윈드실드 스크린에 실시간으로 뿌려주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버추얼 윈드실드라고 할 수 있는 장치입니다. 이는 현재 GM 일부 차량의 룸미러와 앞서 소개한 아우디 e-트론의 버추어 사이드미러에 사용되는 방식입니다. 기상 상태에 상관없이 또렷하고 밝은 영상을 제공한다는 장점과 함께 단점도 존재합니다.

▲쉐보레 트래버스에 적용된 디스플레이 룸미러

인간의 시각처럼 관찰자의 미세한 위치 변화에 따른 입체감을 구현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를 구현하려면 운전자 두 눈의 움직임에 연동된 3D 카메라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인간이 운전할 경우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완전 자율주행의 경우에는 쓸모 있어 보입니다. 

영화에 등장한 윈드실드 디스플레이는 지금 보기에 다소 과한 기술입니다. 운전에 꼭 필요한 정보는 현재의 HUD를 더 키우고 콘텐츠를 늘리는 것으로도 충분해 보입니다.하지만 자율 주행 기술이 일반화될 경우에는 자동차가 알아서 운전할 것이고, 탑승자에게는 이동시간을 활용한 또 다른 콘텐츠가 필요합니다. 소방차 같은 특수목적의 차량이라면 말할 나위 없죠.

나아가 다자 간의 화상회의나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큰 스크린에 띄워 분석할 경우에도 윈드실드의 변신이 꽤 매력적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