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멋대로 해라’이 말보다 MZ 세대를 잘 표현하는 말은 없을 겁니다. 자기애가 강하고 자기 주도적인 MZ 세대는 자신의 취향과 욕망에 솔직합니다. 가격이 비싸더라도 나를 만족시키는 상품이라면 기꺼이 지갑을 열죠. 이러한 MZ 세대의 성향은 ‘온디맨드 모빌리티’를 탄생시켰습니다.
내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필요한 만큼만 서비스를 이용하는 ‘온디맨드 모빌리티 (On Demand Mobility)’.
버스와 택시를 비교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만 승하차가 가능한 버스와 달리, 택시는 소비자 마음대로 타고 내릴 수 있습니다. 즉, 고객의 필요만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죠. 온디맨드 모빌리티도 이와 유사합니다. 단, 차이가 있다면 모바일 플랫폼을 이용한다는 점입니다.
대중교통의 콜라보, 버시 (버스+택시)의 등장?!
차량과 플랫폼의 만남은 새로운 형태의 대중교통을 탄생시켰습니다. 버스와 택시의 장점을 합친 ‘셔클’ 서비스가 대표적입니다. 올 상반기 서울 은평구에서 실증 사업을 마친 셔클은 승합차를 개조한 합승형 택시입니다.
앱으로 택시를 호출한 승객 중 경로가 유사한 이들을 묶어 이동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월정액 요금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무제한 이용이 가능하죠. 전통적인 대중교통 이용료보단 비싸지만, 동네 어디든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차량을 직접 움직이는 것보다 저렴하고 친환경적이죠.
단체 이용객이라면 셔틀 서비스도 주목해볼 만 합니다. 카카오 모빌리티는 ‘카카오 T 셔틀’ 론칭으로 온디맨드 서비스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기존 전세 버스 대절 절차를 간소화한 게 특징입니다. 일정과 노선을 입력하면 실시간 요금 조회가 가능합니다. 사전 등록된 카드가 있다면, 원스톱 결제도 가능하죠. 또한 ‘같이 탈 사람 모집하기’ 기능을 이용하면, 타 그룹과 노선 공유도 할 수 있습니다. 가족 여행이나 동호회 모임 등 인원 확정이 어려운 이용자에게 유용한 기능입니다.
인프라 이용도 스마트하게!
소비자 경험이 확장됨에 따라 인프라 서비스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마지막삼십분’이 운영하는 잇차는 주차 온디맨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서울은 고질적인 주차난으로 악명이 높습니다. 주택가일수록 사정은 더 열악하죠. 이들이 선택한 해법은 ‘공유 주차장’입니다.
▲ 앱 클릭으로 주차 대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출처: 잇차)
고객 대신 차량을 이끌고 도심지 곳곳에 숨겨진 공유 주차장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고객이 할 일은 목적지 도착 15분 전 앱으로 예약을 거는 일뿐입니다. 하지만 모든 지역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는 없습니다. 종로와 강남, 홍대 일부 지역에서만 주차 대행을 하고 있는데요. 서비스 확대가 된다면, 원도심 불법 주차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더알아보기] 이제는 주차장도 공유 시대! ‘공유 주차장’ 덕에 주차가 제일 쉬웠어요
온디맨드 서비스 도입으로 국내 모빌리티 시장은 변화의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완성차 업체도 속속 시장에 발을 담그고 있죠.
지난 9월, 기아차는 온디맨드 충전 서비스를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제주 지역에서 찾아가는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한 것이죠.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를 선택하면 서비스 차량이 찾아갑니다.
온디맨드 서비스는 계속 된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모두가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 서울 지역에 한정돼 있으며 서비스 시범 운행 단계인 경우가 많죠. 니즈가 확실한 지방 자치 단체로 사업이 확정되기까진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또한 모든 플랫폼 기반 사업이 그러했든 기존 산업과의 마찰 역시 해결해야 할 숙제입니다.
확실한 건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는 사실입니다. 소비자 만족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서비스는 계속 등장할 것입니다.
참고자료
▲ 셔클 (https://shucle.com/)
▲ 잇차 (https://itcha.co.kr/)
▲ 카카오 T (http://service.kakaomobility.com/kakao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