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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단기 기후 대응에 대한 코로나19 팬데믹의 시사점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코로나19’와 ‘기후 위기’ 두 키워드는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받고 있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기후 위기 시대, 팬데믹이 미친 영향과 그 시사점이 무엇인지 이준이 교수에게 들어봅니다.

-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봉쇄로 2020년 대기오염물질 및 온실가스 배출이 크게 감소했으나 2021년 배출량 2019년 수준으로 다시 회복
- 2020년 이산화탄소 배출량 약 7% 감소. 탄소중립으로 가려면 매년 배출량 5~7%씩 감소해야
- 뉴노멀의 시대, 지속가능발전과 기후복원력 회복·발전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

코로나19가 인류에게 준 충격은 다양한 형태로 우리 사회에 각인됐습니다. 코로나 19는 팬데믹을 넘어 엔데믹*으로 가고 있으며, 우리는 코로나19 이전으로 결코 되돌아갈 수 없을 것입니다. 인류는 코로나 19 위기뿐만 아니라 기후 위기에 놓여있고, 그 위기는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 엔데믹: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풍토병

이번 8월 9일 공개된 ‘IPCC 제6차 평가보고서 제1실무그룹 보고서’는 현재 우리가 당면한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한편,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아직 지속가능한 발전과 기후변화에 대응한 회복력, 복원력이 있는 저탄소 발전으로 나아갈 기회가 남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기회의 창은 빠르게 닫히고 있으며 우리의 대응이 늦춰질수록 우리가 감당해야 할 손실과 피해(loss and damage)는 더욱 커지게 될 것입니다. 코로나 19 팬데믹은 기후 위기에 처한 인류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남기고 있습니다.

코로나가 바꾼 하늘

2020년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의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 선포에 따라 전 세계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대대적인 봉쇄에 들어갔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우한시 봉쇄 조치를 시작으로 대부분의 도시 문을 걸어 잠갔는데요. 그 결과, 사회 경제 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육상 및 항공 교통량과 전력 생산이 크게 줄었습니다.

2018-2019년 2월 대비 2020년 2월 이산화질소 변화량 (출처: Lee et al., 2021).

인류 활동 감소는 대기오염물질 배출의 감소로 이어졌습니다. 2020년 4월,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전년도 대비 약 35% 감소했으며 일산화탄소와 이산화황, 블랙 카본 등 대기오염물질 역시 약 25~27% 준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2020년 2월과 3월 7개 도시의 일산화탄소 평균 농도가 10% 이상 감소했는데요. 코로나19 봉쇄로 인한 대기 질의 향상은 ‘맑은 하늘’이라는 예상치 못한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인간 활동에 따른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인식할 수 있었습니다.

탄소 배출량 감소의 함정

1970년부터 2020년까지 전 세계 연간 이산화탄소 총배출량(출처: Quere et al., 2021).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1년 총배출량은 2019년과 유사할 것으로 전망.


2050년 탄소중립으로 가기 위해서는 2020년부터 이전해 대비 탄소 배출량을 5~7%씩 지속적으로 감소해가야 합니다. 우리는 팬데믹으로 의도치 않게 탄소 중립을 향한 첫걸음을 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효과적인 대책과 배출 저감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없다면 배출을 지속적으로 줄일 수 없습니다.

지난해 상당한 경제 악화를 경험한 모두 국가들이 경제 회복을 위해 봉쇄를 풀며 2021년 이산화탄소 배출은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 전망에 따르면 2021년 이산화탄소 총 배출량은 2019년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맞먹을 전망입니다.

즉, 의도치 않게 2050년 탄소 중립을 향한 첫 발자국을 떼었으나 다시 출발선으로 후퇴한 것입니다. 따라서 2022년은 우리가 장기 목표 달성을 위해 한 걸음을 나아갈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지속적으로 후퇴하며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인지 가늠할 수 있는 주요한 시점이 될 것입니다.

뉴노멀의 도래,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기회가 될 수 있을까?

최근 기후 변화가 가속화되며 극한 날씨와 극한 기후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고 있으며,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이미 다양한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변화가 필요한 지금,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지속가능하고 기후복원력을 회복할 수 있는 발전으로 나아가기 위한 기회를 잡아야 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2020년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는 탄소 중립으로 가는 길이 매우 어렵지만, 우리의 대응에 따라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인간이 지구 전체 생물량에 차지하는 비율은 0.01%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산업화 이후 인류 사회 속에서 사용하는 전체 에너지는 지구 생태계 속 전체 에너지의 약 16%에 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주요 에너지원을 바꾸는 것을 넘어서는 더 큰 담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소비 자본주의는 무한 소비와 가속 성장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여깁니다. 이를 위해서는 에너지를 과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한정적 자원을 가진 우리는 그와 같은 가속 성장을 지속할 수 없습니다. 또한 에너지 과잉 소비가 개인의 행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우리는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해 과연 얼마만큼의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는지 고민해 봐야 할 시점입니다. 이 고민에는 나, 내 가족, 내가 속한 공동체의 이익과 행복뿐만 아니라 인류와 자연 생태계와 안전 및 생존이 포함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사회경제의 틀이 공정하게 전환되지 않는다면 주요 에너지원을 바꾸는 것만으로 현재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풀기는 힘들 것입니다.

이준이 교수의 ESG 칼럼은총 3회에 걸쳐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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