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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유럽은 지금? 내연기관 자동차와 이별하는 중

유럽은 지금? 내연기관 자동차와 이별하는 중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해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얼마일까요? 기후과학자들은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해 2100년까지 지구의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5℃ 이상 높아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합니다. 그러나 이미 지구의 기온이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 상승한 만큼, 향후 20년 이내로 마지노선인 1.5℃에 도달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빠르게 돌아가는 기후 위기 시계*를 멈추기 위해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가 강화되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 시계: 지구온난화 한계치까지 남은 시간을 표시하는 시계

 

가시화된 내연기관 퇴출 움직임

가시화된 내연기관 퇴출 움직임
자동차 탄소배출 규제 개정안 합의에 따라 2035년 EU 내 신규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확정
출처: EU집행위, KOTRA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배기가스는 기후 위기를 가속하는 주범 중 하나입니다. 배기가스 속에는 일산화탄소, 질소산화물 등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오염 물질이 포함되어 있는데요. 내연기관 자동차 중에서도 디젤 엔진을 장착한 차량에서 다량 배출됩니다. 디젤 차량의 비중이 전체 차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유럽에선 이 사안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요. 이에 지난해 EU 집행위원회는 ‘Fit for 55*를 발표, 배기가스 배출 억제를 위한 자동차 탄소 규제 개정안을 새롭게 제안했습니다.

개정안의 핵심은 2035년까지 자동차의 탄소 배출량을 100% 줄이는 것입니다. 이 말은 곧 시장에서 내연기관 자동차를 퇴출시키겠다는 의미인데요. 올해 6월, EU 환경장관이사회가 Fit for 55의 주요 법안에 승인하며 내연기관 자동차 퇴출을 공식화했습니다. 그렇다면, EU 회원국은 이 사안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요? 그 사례를 하나씩 살펴봅니다.

*Fit for 55: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1990년 수준 대비 55% 감축하기 위한 입법안 패키지로 2035년 이후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금지하는 등 강력한 탄소 배출 규제를 강화 내용을 담고 있음.

 

내연기관 택시 퇴출하는 덴마크

내연기관 택시 퇴출하는 덴마크
- 2030년까지 덴마크의 모든 택시를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
- 새 택시 면허 연간 500개로 제한
- 탄소 배출 제로 차량에는 택시 면허 취득 보장

덴마크 정부는 2030년까지 모든 내연기관 택시의 운행을 중단시키는 한편, 모든 택시를 탄소 배출 없는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하루 평균 주행 거리가 긴 택시는 일본 승용차보다 배기가스 배출량이 배 이상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덴마크 교통부 장관은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고 대기오염 저감에 성공하려면 수송부문의 혁신이 필수적’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죠. 그 결과, 덴마크 정부는 친환경 차량 중심의 택시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2025년부터 덴마크에선 친환경 차량만 신규 택시 면허를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그 이전까지 신규 택시 면허 발급을 연간 500대로 제한하고 추첨 할당할 방침인데요. 배기가스 없는 친환경 차량은 택시 면허 취득을 우선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신규 면허 발급 택시 중 300대를 전기차나 수소연료전지차에 배당하도록 했기 때문이죠. 한편, 택시 대기 줄 맨 앞에 친환경 택시 자리를 확보하여 승객들이 친환경 차량을 더 쉽게 선택하도록 유도합니다. 현재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에선 100대 이상의 수소 택시가 운영되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2030년까지 내연기관 택시 전량 전환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방침입니다.

 

대중교통 이용률 높이는 네덜란드

대중교통 이용률 높이는 네덜란드
- 지하철, 전차, 버스, 페리를 통합한 새로운 교통 시스템 도입
- 대중교통체계를 중심으로 도로 횡단 구성
- 도로 면적 중 자동차가 이용 가능한 공간을 전체 25%로 제한

네덜란드는 대중교통 중심의 새로운 교통 체계를 구축하여 도로 위 달리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수를 줄이고 있습니다. 먼저 네덜란드는 지하철과 전차, 버스, 페리 등 대중교통 수단을 통합 운영하여 시민들에게 이동에 대한 최적의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와 함께 각 대중교통 수단의 운행 노선을 분석, 한 지역에 대중교통이 편향되지 않도록 노선을 상호 조정하여 대중교통 서비스의 사각지대를 없애고 대중교통 운영을 효율화하고 있습니다.

대중교통 위주의 도로 횡단면 구성도 눈 여겨볼 만합니다. 수도 암스테르담의 모든 도로는 기본적으로 보도, 자전거, 승용차, 버스, 노면전차가 이용 가능하도록 도로의 횡단면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중 승용차가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은 전체 25%에 불과한데요. 타 이동 수단의 간섭과 물리적 장벽으로 인해 암스테르담 중심부에서는 승용차가 30km/h 이상으로 주행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승용차 이용률이 떨어져 배기가스 배출량도 줄어들 수밖에 없죠.

마지막으로 네덜란드 정부는 2020년부터 15년 또는 20년 이상 된 디젤 차량의 환경 구역 내 운행을 금지하고 있는데요. 친환경적이고 편리한 대중교통 체계로 기후 위기에 전방위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차등적으로 차량 이용 제한하는 프랑스

차등적으로 차량 이용 제한하는 프랑스
- 자동차의 무게에 따라 탄소세 추가 부과
- 모든 승용차에 친환경 등급제 실시
- 2030년부터 모든 내연기관차의 파리 시내 진입 금지

프랑스 정부는 2017년부터 차량 배출가스 등급 라벨 제도인 ‘크리테르(Crit’Air)’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파리 시내를 다니는 모든 차는 자동차 종류와 노후 정도에 따라 색깔이 다른 스티커를 부착해야 합니다. 등급 라벨은 크게 5가지 색상으로 구분되는데요. 그중 CO2 배출 등급이 높은 회색 라벨 차량은 파리 시내 운행이 금지됩니다. 이후 2024년부터는 디젤 차량의 파리 시내 진입이 금지되며, 2030년부터는 모든 내연기관차의 파리 시내 진입이 금지됩니다.

또한 올해부턴 자동차의 무게에 따라 탄소세를 인상할 방침입니다. 이는 SUV 등 중형차를 규제하기 위한 목적인데요. SUV는 소형차에 비해 움직이는데 훨씬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해 탄소 배출량도 훨씬 더 많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1,800kg 이상의 차량에 kg당 10유로의 탄소세를 추가 부과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중형차 운행을 억제하고 도심 내 이산화탄소량을 줄여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금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자동차 배기가스를 규제하고 있는 주요국의 사례를 만나 보았습니다. 방식은 다르지만, 세 나라의 공통점은 내연기관 자동차의 이용을 억제하는 데 있는데요. 강력한 규제로 내연기관 자동차와 헤어질 결심을 굳히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의 시계를 멈추기 위한 탈(脫) 내연기관 움직임은 앞으로도 빠르게 확산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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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KOTRA <프랑스 자동차 시장 살리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국토연구원 <암스테르담의 녹색교통 활성화 전략과 시사점>
주덴마크 대한민국 대사관 <덴마크, 38개 기후 및 대기 관련 이니셔티브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