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EOPLE

[왓츠인마이카 #17] 바퀴달린 모든 것을 사랑하는 남자

모빌리티는 우리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을까요? 그 사소한 궁금증에서 시작한 #왓츠인마이카. 이동의 변화가 가져온 현대인의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살펴봅니다.

오늘의 주인공을 만나다 

어느 한 분야 또는 대상에 깊이 빠진 사람을 일컬어 우리는 ‘덕후’ 내지는 ‘마니아’라고 부릅니다. 그동안 왓츠인마이카에서는 수많은 자동차 덕후를 소개하였는데요. 자동차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바탕으로 완벽한 덕업일치의 삶을 즐기고 있는 오늘의 주인공, HL 만도 김만호 책임연구원을 소개합니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HL 만도 Steering BU R&V실 R&V Test1팀 김만호 책임입니다. 저희 R&V Test1팀에서는 조향 시스템의 성능 개발 및 NVH* 시험을 주로 담당하고 있는데요. 저는 실차 조건에서 조향 시스템의 시험 평가 및 개발(튜닝) 업무와 함께 SbW(Steer by Wire) 시스템의 성능 개발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NVH(Noise, Vibration & Harshness): 차량에서 발생하는 소음, 진동 및 불쾌한 느낌

왕복 180km 출퇴근러가 선택한 아이오닉 6

김만호 책임의 자동차는 현대 아이오닉 6입니다. 국산 전기차 중 가장 긴 주행가능거리를 자랑하는 모델로 한 번 충전하면 무려 500km 넘게 주행이 가능하다는데요. 장거리 주행에 적합해 춘천에서 원주까지 매일 180km를 이동하는 그에게 꼭 맞는 차량이라고 합니다. 

Q. 전기차에 만족하시나요?
장거리 주행이 잦다면,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전기차를 타는 게 비용과 효율성 면에서 더 유리하거든요. 내연기관 자동차를 탈 때보다 매달 50만 원 이상 비용을 아끼고 있습니다. 전기차를 사기 전에는 매달 유류비로 50만 원, 고속도로 통행료로 20만 원을 지불해야 했어요. 전기차는 충전료가 월 10만 원으로 저렴하고 고속도로 통행료도 반값이라서 경제적입니다. 또 엔진오일 등 소모품을 교체할 필요가 없으니 유지보수도 편리하고요. 초기 구매 비용이 많이 들지만, 이만큼 가성비 좋은 차가 없어요. 

그가 전기차에 높은 만족을 표하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V2L*을 비롯하여 각종 첨단 기능을 마음껏 사용해볼 수 있기 때문이죠. 대학생 시절, 자작 자동차 동아리 활동을 했다는 김만호 책임. 자동차를 완성하기 위해 여러 번 휴학까지 불사할 만큼, 교내 손꼽히는 자동차 마니아로 불렸다는데요. 자동차를 향한 애정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신기능을 직접 써봐야 직성이 풀린다는 그. 고가 옵션인 디지털 사이드미러를 주저 없이 선택한 이유라고 합니다.

*V2L(Vehicle to Load):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의 전력을 외부로 끌어다 사용할 수 있는 기술

Q. 디지털 사이드미러 덕분에 국내 첫 번째로 아이오닉 6을 인도받으셨다고요?
디지털 사이드미러는 현재까지도 호불호가 심하게 나뉘는 옵션입니다. 일반 사이드미러로도 충분한데, 140만 원을 더 지불하고 디지털 사이드미러를 왜 달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고요. 저는 무조건 ‘풀옵션주의자’이기 때문에 남들이 기피하는 옵션도 전부 추가하는 편이에요. 그러다 보니 동일 옵션 차량으로는 전국에서 1등으로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었습니다.

Q. 자동차 마니아분들은 엔진 특유의 감성에 열광하잖아요. 그런 점에서 아쉬움은 없나요?
전기차는 엔진이 없어서 가속을 해도 차 안이 항상 고요합니다. 이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전기차에 무엇을 바라나 싶기도 해요. 그래도 아쉬울 때는 RC카를 조종하거나 마음이 맞는 동료들과 바이크 라이딩을 즐기며 내연기관 자동차에 대한 미련을 해소하고 있는데요. 라이딩을 떠나는 날이면, 소풍을 앞둔 어린아이처럼 가슴이 설렙니다.

자동차 덕후 아빠의 주말 사용법  

스스로를 뼛속부터 자동차 덕후라고 지칭할 만큼, 그와 자동차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일과 육아로 바쁘지만, 자동차 취미 생활도 포기할 수 없기에 주말은 늘 시간이 빠듯하게 돌아간다고 하는데요. 휴일이면 덩치가 큰 RC카와 유모차를 연결해 아이들과 산책하러 나간다는 김만호 책임. 분기마다 덕질메이트인 직장 동료들과 함께 근무지인 원주 근교로 바이크 라이딩에 나선다고 합니다.

Q. 자동차 조기 교육을 받은 아이들, 아빠처럼 자동차에 관심이 많나요?
웃긴 게 저희 아이들은 RC카나 자동차에 관심이 하나도 없어요. 저는 어렸을 때 RC카를 가져본 적이 없거든요? 그게 아쉬워서 성인이 된 후로 열심히 RC카를 수집하고 취미 생활을 즐겼는데, 저희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보던 거라 별 관심이 없더라고요. 놀이터에서 RC카로 놀고 있으면 다른 집 아이들은 신기해하며 다가오는데, 정작 저희 아이들은 시큰둥합니다. 

Q. 비싸고 위험한 취미만 골라 즐기고 계시잖아요. (웃음) 아내의 반대는 없었나요?
RC카는 육아용으로 잘 활용하고 있어서 따로 반대하진 않았어요. 그런데 바이크는 반대가 좀 있었죠. 가족이라면 당연한 반응이고요. 의도한 건 아니지만, 지나가는 바이크를 볼 때마다 애절한 눈빛을 보냈던 것 같아요. 아내가 그 모습을 2년 정도 지켜보더니 어느 순간 바이크 타는 걸 허락해 주었습니다. 대학생 때부터 바이크를 탔지만,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잖아요. 겁도 많아지고 책임감도 커진 만큼 바이크를 탈 땐 늘 안전 장비를 풀 세팅하고요. 마음속으로 안.라.무.복(안전 라이딩 무사 복귀)을 되새기며 나갑니다.

Q. 김만호 책임에게 자동차란 어떤 의미가 있나요?
어렸을 때부터 로봇보다 자동차가 더 좋았습니다. 자동차에 대한 관심은 대학 진학부터 회사 선택, 현재 하고 있는 업무까지 제 삶에 큰 영향을 미쳤는데요. 최신 기술이 총망라된 자동차를 접할 때마다 압도적인 감동을 느끼곤 합니다. 그렇기에 저에게 자동차는 탈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인터뷰를 위해 춘천에서 용인 기흥까지 한걸음에 달려온 김만호 책임, 자동차에 대한 그의 순수한 열정을 느낄 수 있는 하루였습니다. 왓츠인마이카, 다음화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