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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마이크를 든 회사원. 빙판 위를 질주하는 아이스하키 해설자

HL그룹 대외협력 담당자인 김정민 팀장님은 회사 문을 나서면 “위원님”이라고 불립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구요? 회사 밖 김 팀장님은 빙판 위를 쉴새없이 질주하는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매의 눈으로 보고,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아이스하키 전문 해설자로 활약하고 계시거든요. 올림픽 해설위원을 거쳐 이번 2024 국제아이스하키(IIHF) 세계선수권대회 디비전 1그룹 A 경기 중계에 나서는 김정민 팀장님의 이야기를 지금 들어보시죠.

아이스하키에 진심인 ‘아진남’

초등학생 시절부터 아이스하키를 좋아했다던 김 팀장님. 아이스하키 담당 스포츠 기자,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홍보팀장을 거치는 등 아이스하키와 깊은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데요. 어떻게 방송 해설위원까지 하게 되었을까요?

“아이스하키가 국내에서 저변이 넓지 않은 종목이다 보니 해설자를 구하는 일이 쉽지 않아요. 제가 처음 아이스하키 해설 제안을 받았던 건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소속으로 근무하던 2014 소치 동계올림픽때였어요. 하지만 선수 출신도 아닌 제가 해설을 잘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 거절했죠. 그러다 2016년에 NHL 중계를 하게 된 MBC 스포츠플러스에서 해설자를 소개해달라는 연락을 받고 알고 지내던 선수나 지도자 몇 분께 요청을 했는데 모두 불발됐어요. 결국 담당PD와의 상의 끝에 제가 해설 데뷔를 하게 되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아이스하키 해설위원으로 데뷔한 김 팀장님은 대표팀 상황 파악, 상대팀 주요 선수 체크, 최근 전적 등 꼼꼼한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전문적인 해설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아이스하키 불모지이다보니, 방송국의 중계팀도 잘 모르는 내용이 많아 김 팀장님의 자료가 유용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김 팀장님은 이후로도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아이스하키 해설위원으로도 참여, 전국에 아이스하키의 재미를 알렸는데요. 특히 평창에서 체코를 상대로 故 조민호 선수가 터트린 올림픽 첫 골 중계와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중계는 국민들에게도, 김 팀장님에게도 잊을 수 없는 소중한 기억이 되었습니다.

안양실내빙상장에 전시된 故 조민호 선수의 백넘버가 새겨진 우승 기념 유니폼과 조민호 선수 사진

“평창올림픽 당시에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이 큰 화제가 되어서 공중파 3사가 모두 생중계를 진행했는데, 저희 중계팀이 시청률 1등을 했습니다(웃음). 그 때 랜디 희수 그리핀이라는 한국계 복수국적 선수가 골을 넣었을 때 ‘제가 데려왔습니다’라는 멘트를 했는데, 그게 경기 하이라이트에도 나오더라고요. 실제로도 랜디 희수 그리핀 선수는 제가 협회 재직 시절에 데려와 귀화를 한 선수예요. 지금 생각해도 굉장히 뿌듯한 일입니다.”

승격을 향한 대한민국 대표팀의 질주

이번 아이스하키 남자국가대표는 남자 아이스하키 ‘톱 디비전(1부 리그)’ 승격을 위한 도전에 나섭니다. 디비전 1그룹 A에 속한 여섯 참가국 중 상위 2개 국가만이 다음 시즌부터 톱 디비전으로 진출할 수 있죠.

승격을 위한 정예 멤버로 꾸려진 이번 대표팀에는 HL안양 선수 16명이 포함되어 있는데요. 김 팀장님이 꼽은 우리나라의 키 플레이어는 HL안양의 이총민 선수입니다. 이총민 선수는 데뷔 시즌이었던 이번 2023-24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리그에서 MVP에 선정된 신예인데요. 아시아리그 출범 이래 처음으로 데뷔 시즌에 MVP를 차지한 선수이기도 합니다.

“이총민 선수는 제가 아이스하키를 본 이래 가장 폭발력 있는 국내 선수예요. 캐나다에서 주니어리그를 치른 선수로, 제대로 된 캐내디언 하키를 합니다. 공격적인 면도 뛰어나지만 오펜시브 존에서 포어체킹(상대를 압박해 공격을 지연시키는 것) 능력이 일품이에요. 개인적으로는 한국 선수 중에 공수 밸런스가 가장 뛰어난 선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주목할만한 경기는 무엇이 있을까요? 김 팀장님이 꼽은 경기는 첫 경기인 슬로베니아 전입니다. 인터뷰가 진행된 26일, 김 팀장님은 강호 슬로베니아와의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다면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우리나라가 속한 디비전 1그룹 A에는 1부 리그에서 강등된 슬로베니아와 헝가리가 속해 있고, 이 두 팀의 우세가 점쳐지는데요. 하지만 단기 토너먼트에서는 많은 이변이 생기기 마련이죠. 만약 첫 경기인 슬로베니아와의 승부에서 우리가 승리할 수 있다면 충분히 승격의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우리 대표팀은 28일(현지시간), 신상훈, 이총민 등의 활약에 힘입어 강호 슬로베니아를 4-2로 꺾으며 좋은 시작을 알렸는데요. 내일 밤 11시, 또 다른 강호 헝가리를 만나 결전을 치릅니다.

지난해 디비전 1B에서 우승을 거두며 이번 시즌 디비전1그룹 A로 승격한 일본과의 맞대결도 주목할만합니다. 이번 한일전은 8년만에 성사되는 매치업으로, 아시아리그에 함께 참가하는 국가인 만큼 서로를 잘 알고 있다는 점이 관전 포인트인데요.

“한일전은 아무래도 당일 컨디션이 승패를 좌우하게 될 것 같아요. 우리나라와 일본은 아시아리그를 함께 치르기 때문에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고, 이전에 치른 평가전에서도 승부치기까지 가는 등 늘 치열한 승부를 펼치거든요. 하지만 우리나라가 2016년 이후 일본 상대로 치른 경기에서 5연승을 달리며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이 기세를 쭉 이어 나가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아이스하키, 이것만 알고 보세요!

우리 대표팀의 남은 네 경기,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아이스하키 자체가 생소한 분들이 더 많을 텐데요. 아이스하키는 기본적으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축구와 마찬가지로 상대방의 골대에 퍽을 집어넣어 많은 점수를 획득하는 쪽이 승리합니다. 20분을 1피리어드로 총 3 피리어드가 진행되는데요, 60분 내내 빠른 스피드와 격렬한 몸싸움이 일어나는 것이 아이스하키의 매력 포인트입니다.

김 팀장님은 몇 가지 중요한 룰만 알고 있다면 아이스하키를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고 말하는데요. 특히 아이싱과 오프사이드 반칙은 경기가 중단된 뒤에 페이스오프(양 팀의 선수가 마주서서 심판이 떨어트린 퍽을 차지하기 위해 다투는 것)가 진행되기 때문에 아이스하키 경기에 있어 매우 중요한 규칙입니다.

아이싱(Icing): 상대방이 센터라인을 넘은 상태에서 아군이 퍽을 쳐냈을 때 퍽이 아무도 맞지 않고 상대 골라인을 넘어가는 것.

오프사이드(Offside): 공격팀의 선수가 상대방의 진영(블루라인 너머)에 퍽보다 먼저 들어가는 것.

 

이 두 규칙 모두 공격적이고 활기 넘치는 아이스하키를 만듭니다. 수비수들은 오프사이드를 활용해 퍽을 블루라인 밖으로 걷어 냄으로써 상대팀 선수들을 블루라인 밖으로 내보내야 하지만 아이싱이 선언되지 않도록 적절한 거리만큼 퍽을 걷어내야 하는데요. 이 과정이 매우 빠르게 이뤄지기 때문에 한시도 시선을 뗄 수 없는 것이 매력입니다.

김 팀장님은 이번 대회를 통해 우리 대표팀이 아이스하키의 매력을 국민들에게 알릴 수 있기를 바라고 있는데요.

“이번 남자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경기는 사상 최초로 전 경기 라이브 TV중계가 진행됩니다. 어려운 여건이고 길었던 아시아리그를 마친 직후라 힘들겠지만 최선을 다해 아이스하키 팬들과 국민들에게 멋진 경기를 선보이고 아이스하키의 매력을 전해주기를 바랍니다.”

 

남자 아이스하키 톱 디비전(1부 리그) 승격을 노리는 대한민국 대표팀의 남은 여정을 김정민 해설위원과 함께 응원해주세요. 대한민국 대표팀의 경기는 JTBC 골프앤스포츠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HL 인스타그램에서 진행되는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응원 댓글 이벤트에도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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