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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출퇴근 시간 20분 줄이는 치트키! '마이크로 모빌리티'

서울의 번화가를 배회하다 보면 역 주변으로 전동 킥보드가 세워진 모습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도보를 빠르게 통과하는 킥보드 이용자의 모습도 더 이상 낯설지 않죠. 이처럼 개인용 이동 수단의 증가로 모빌리티 시장의 지각 변동이 예고됩니다. 



미션, 라스트 마일을 줄여라

전기를 동력으로 움직이는 근거리 이동 수단을 부르는 말 '마이크로 모빌리티'. 등장 초기만 해도 레저용으로 인식되다가 '라스트 마일' 개념이 대두되며 차세대 모빌리티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라스트 마일이란 목적지까지 남은 1마일(1.6km)을 뜻합니다. 걷기엔 멀고 대중교통이나 자가용을 이용하기엔 애매한 거리를 지칭하죠.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이용하면, 라스트 마일을 빨리 통과할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 모빌리티 ‘춘추 전국 시대’ 

업계에선 마이크로 모빌리티가 내연 자동차의 고질적인 교통 문제를 해결할 수단이라고 평가합니다. 프랑스 파리의 경우, 친환경 정책의 일환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며 전동 킥보드 등의 보급을 적극적으로 장려한 바 있죠.

이러한 기대에 힘입어 전동 킥보드의 공유 사업 붐이 일어났습니다. 서울 강남지역을 시작으로 킥고잉, 씽씽 등 11개 업체가 등장했습니다. 그 규모만 1만 7,200여 대 수준으로 서울시의 공유 자전거인 '따릉이'의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여기에 세계 1위를 차지한 미국의 스타트 업 '라임'까지 합세하며 우리나라 전동 킥보드 시장은 그야말로 춘추 전국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자동차와 만난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의 재편은 빠르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완성차 업체의 적극적인 진입이 시작된 것이죠. 대표적인 기업이 포드입니다. 이들은 지난 2018년 스타트업 '스핀'을 전격 인수했습니다. 라임의 라이벌로서 플랫폼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 (좌측부터) 아우디 'e-트론 스쿠터', 다임러 '벤츠 e-스쿠터', BMW 'X2CITY' (이미지 출처: 각사 홈페이지)

독일의 3대 자동차 기업, 벤츠와 아우디, BMW는 자사 상품의 출시를 예고했습니다. 고객 판매보단 공유 플랫폼의 대량 공급을 통하여 이동 수단의 전부를 자신들이 책임지겠다는 전략입니다

▲ 3단으로 접을 수 있는 현대 '아이오닉 스쿠터' (이미지 출처: 현대자동차그룹)

국내 기업인 현대 자동차는 1+1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죠. CES 2017에서 공개한 아이오닉 스쿠터는 빌트인이 가능한 전동 스쿠터입니다. 앞 문 내부에 넣으면 자동 충전되는 게 특징인데요. 2021년 출시될 신차의 선택 사양으로 활용할 예정입니다.

▲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빗자루 형 모빌리티 토요타 '이브룸' (이미지 출처: The Economic Times)

마이크로 모빌리티는 완성차보다 설계의 자유도가 높은데요. 일본 토요타는 해리포터와 같이 빗자루 형태의 모빌리티 '이브룸(e-broom)'을 선보였습니다. 마법의 빗자루를 구체화한 제품으로 판매용은 아니지만, 아이디어가 돋보입니다. 이처럼 다양한 제품의 등장이 예고됩니다. 

 
▲토요타 이브룸 실제 사용 영상 (영상 출처: 토요타 トヨタライズ 채널 【e-bloom】東京モーターショー香川編集長取材)


차세대 모빌리티 vs 킥라니, 논란은 계속될까? 

한국교통연구원은 2022년까지 우리나라 마이크로 모빌리티 판매량이 20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부정적 의견이 속출합니다. 아무렇게 방치된 킥보드가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비판이 상당수입니다. 사고에 무방비 노출돼 부상자도 급격히 늘고 있죠.

분류상 퍼스널 모빌리티는 차도로 다니게 되어 있으나 현실적으로 이용이 어렵습니다. 인도로 다니는 것이 위법이지만 처벌 근거가 없어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것이죠. 이에 킥라니(킥보드+고라니)라는 부정적 신조어까지 등장한 상황입니다.

개인이 킥보드 등을 어떻게 운행해야 하는지 기준만 정해져 있을 뿐 업체가 안전을 어떤 방식으로 책임져야 하는지 의무를 명시한 규정은 없습니다. 

해외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이에 저마다 규제 강화를 선포했는데요. 미국은 업체를 제한하고 있으며 프랑스에선 강한 벌금으로 인도 주행을 막고 있습니다. 영국과 일본은 사유지 주행만 허가 중이죠. 우리나라는 내년까지 모빌리티 법을 제정해 자전거 도로 주행 허용을 검토할 계획입니다. 

편의성과 안정성이 보장된다면 마이크로 모빌리티의 적수는 없을 것입니다. 충분한 고민과 판단으로 변화를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참고 자료

▲ KDB미래전략연구소 '공유 전동킥보드 중심으로 살펴보는 마이크로모빌리티' 

▲ KISO 저널 제 36호 ‘공유 전동킥보드’ 국내 동향과 그 기대효과

▲ 현대자동차그룹 (https://www.hyundai.co.kr/Index.h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