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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후예> 반자율주행 키스신, 실제로 가능할까?

LIFESTYLE 2020. 5. 25.

자율주행 자동차는 최근 언론에 자주 언급되는 소재 중 하나입니다. 소위 차세대 먹거리로 지목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상에서 이를 보고 느끼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 신기술에 적극적인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자율주행 실험이 진행되기도 하는데, 국내의 경우는 TV 뉴스나 영화에서나 볼 수 있습니다.

▲(좌)알파벳 웨이모, (우)우버의 자율주행차 (출처: 각 브랜드 홈페이지)

가장 큰 이유는 제작 환경 즉 비용과 관련된 부분에서 발견됩니다. 사실 할리우드가 미래 모빌리티를 다룰 수 있었던 힘은 자동차 제조사들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헐리우드 SF블록버스터에 협찬한 (좌)<토탈리콜> 속 크라이슬러, (우)아우디 RSQ (이미지 출처: 각 사 홈페이지)

관련해서 국내 상황을 살펴보면 자동차 관련 간접 노출 광고 대부분이 단순 노출에 그칩니다. 그마저도 잠깐씩 등장해 스토리와도 무관한데요.

그런 환경에서도 극 중 등장한 자동차 기술이 화제가 된 사례가 있어 이 글을 통해 소개하려고 합니다.


한국 자동차가 등장해 이슈가 된 두 편의 드라마

2010년 SBS에서 방영된 <아테나 전쟁의 여신*>의 경우 기아자동차가 제작지원을 하면서 자사의 신차를 대거 등장시킵니다. 심지어 이들은 출시 직전의 신형 K3와 K5 여러 대를 촬영지인 스위스로 보내는 열심을 보입니다. * 이 드라마는 앞서 방영된 <아이리스>의 스핀오프에 해당됩니다.

▲드라마 <아테나 전쟁의 여신> (이미지 출처: SBS)

덕분에 극 중에 이들 차량이 자주 등장하는데 특히 당시에는 흔치 않던 차량용HUD(헤드업 디스플레이, Head Up Display)가 주인공을 목적지로 안내하는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이런 적극적인 PPL은 앞서 2009년, KBS에서 방영된 <아이리스>의 경우와 달라 눈에 띕니다. 당시에 이 드라마에도 다수의 기아차가 등장했지만 전혀 특별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드라마 <태양의 후예> (이미지 출처: KBS)

또 다른 예로 2016년 국내에서 방영된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들 수 있습니다. 이는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 수출돼 인기몰이를 합니다. 게다가 이후 주인공을 연기한 남녀 배우 송중기와 송혜교의 연애, 결혼 또 파경까지 종영 이후에도 이슈가 되면서 많은 이들의 기억에 남습니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국산 영상 콘텐츠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특별한 간접광고로도 유명합니다.


달리는 차 안에서 펼쳐진 키스신

▲<태양의 후예>에 등장하는 제네시스 DH (이미지 출처: KBS)

문제의 장면은 달리는 제네시스 DH 안에서 일어납니다. 운전 중이던 주인공 서대영(진구 분)이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고 보조석의 윤명주(김지원 분) 쪽으로 몸을 기울이더니 그녀에게 키스합니다.

▲차량의 차선유지보조 LKAS 기능 스위치 (이미지 출처: KBS)

재미있는 사실은 많은 이들이 이 로맨틱한 장면에서 다소간의 두려움을 느꼈다는 것입니다. 차는 여전히 달리는데 운전자가 손발을 모두 뗀 상황에서 전방 주시는 고사하고 보조석에 앉은 연인과 뜨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당연합니다. 

▲주행 중인 차에서 핸드폰을 확인하는 두 사람(이미지 출처: KBS)

이 장면은 당시 제네시스 EQ900에 탑재된 만도의 HDA 반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해 연출됐는데 결과적으로 깊은 인상을 남기게 됩니다. 이후 한동안 ‘이게 정말 가능한가?’ 또는 ‘이래도 되나?’ 등의 논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HDA: Highway Driving Assist, 고속도로 주행지원시스템

▲반자율주행 중 키스신 (이미지 출처: KBS)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드라마의 이 장면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가를 따져보겠습니다. 앞서 소위 반자율주행이 무엇인지 설명하고 이어 법적인 문제도 살펴보겠습니다.


드라마 속 키스신을 가능하게 한 기술

▲가장 진보된 자율주행 양산차,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출처: 테슬라)

<태양의 후예> 속 반자율주행은 만도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ACC와 차선유지 보조 LKAS 등의 기능이 융합된 HDA 기술입니다. 핸들에서 손을 떼도 시속 100km에서 약 12초간 완전 자율주행을 지원하죠.

ACC는 기존에 일정한 속도로 달리던 크루즈 컨트롤에 전방 차량과의 거리를 유지하는 기능이 추가된 자동주행 시스템입니다. 또 LKAS는 기존 차선이탈 방지보조가 차선을 넘어가기 직전에 반대방향으로 틀어주는 것에서 발전해 차량이 좌우 차선의 가운데로 달리도록 스티어링을 제어하는 장치입니다. 

만도의 LKAS는 차량이 방향지시등 없이 이탈한 경우, 카메라가 스스로 차선을 인식해 올바른 방향으로 조향 및 속도조절을 하게 되죠. 지금은 이들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도 더 정교해졌고 여기에 도로와 교통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며 앞차의 궤적을 따라가는 군집 주행 기술이 더해졌습니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촬영되던 당시는 이제 갓 자율주행 레벨 2가 양산차에 구현되기 시작한 초창기입니다.

▲반자율주행 기능을 최대한 이용하면 이런 형태의 운전도 가능하다

자율주행 레벨2의 구현으로 인해 차량이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며 자동으로 정차하고 차선의 중앙을 유지하며 달릴 수 있으니, 운전자가 손발을 떼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이것이 소위 말하는 반자율주행입니다.


<태양의 후예> 키스신, 합법 or 불법?

이번에는 관련 법을 살펴보겠습니다. 국내 도로교통법에는 가속 또는 감속 페달에서 발을 떼는 것에 대한 구체적인 제제는 없습니다. 덕분에 ACC는 사용 조건만 맞는다면 시간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 스티어링 휠을 한 손으로 잡고 조향하는 것도 문제없습니다. 하지만 두 손 모두를 떼는 것은 규정에 따라 최대 20초까지만 가능합니다. 따라서 LKAS가 탑재된 차들은 운전자의 손이 떨어진 후 20초가 지나면 경고가 뜨는데, 이후 조치는 제조사 별로 다릅니다.

▲스티어링 휠 파지 경고

볼보의 PAS2 같은 경우는 아예 해당 기능이 꺼지고, 폭스바겐의 경우에는 1분이 지나면 안전벨트를 조이고 브레이크를 살짝 밟아 경고합니다. 모델에 따라서는 2분이 넘으면 자동으로 하위 차선으로 이동한 후 비상 정차하기도 합니다.

▲2분 후 비상 정차하는 폭스바겐 아테온 R라인 모델

반면 현대자동차의 차선유지 보조는 경고음이 지속되기는 하지만 2분을 훌쩍 넘겨 동작합니다. 법적으로 20초로 제한됐지만 강제할 방법이 없고 이후의 가이드라인도 명확하지 않습니다.

반면 전방 주시 의무는 다릅니다. 어떠한 경우라도 차량이 움직이는 동안 운전자는 차량의 전방과 진행 방향을 주목해야 합니다. 이것은 반자율주행 기능 사용 시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한 장면(이미지 출처: KBS)

따라서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등장하는 반자율주행 키스신은 불법입니다. 그것이 10초든 30초든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만일 현장에서 경찰에 단속된다면 경고에 그칠 테지만, 사고가 난다면 그 책임이 큽니다. 

요즘 자율주행 레벨2와 2.5 기술이 탑재된 차의 경우, 차량 통행이 원활한 자동차 전용도로에서는 손발을 모두 떼고 2~3분씩 시도해 볼 수도 있습니다. 실제 대부분의 운전자는 이 기능을 켠 후, 운전대를 잡고 자동기능의 도움을 받아 가볍게 팔을 움직입니다.

하지만 이 첨단 기능에도 사각지대와 구멍이 존재합니다. 대부분의 ACC가 사고 등으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접근하는 경우, 또 레이더 범위 밖에 이미 서 있는 차량을 차로 인지하지 못합니다. 차선이 복잡하게 그려진 교차로나 차선이 지워진 도로를 만나면 LKAS가 예고 없이 꺼지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에도 공식적으로 차량 통제 책임이 운전자에게 있습니다. 반자율주행 중에도 손을 스티어링 휠에 올리고 전방을 주시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만능이 아닌 자율주행, 방심은 금물!

그렇다면 자율주행 기술이 어느 정도까지 발전해야 극 중 서대영과 윤명주가 운전을 차에 맡기고 마음 놓고 키스할 수 있을까요?

▲제네시스 G80의 반자율주행 테스트

전문가들은 레벨 4 이상의 자율주행 자동차라면 인간이 차량 주행에 거의 관여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합니다. 이는 지난해 강화된 미도로교통국 NHTSA의 기준에 의거하는데, 앞으로 좀 더 엄격해질 전망입니다. 그동안 발생한 자율주행 자동차 관련 사건사고와 일반인들의 불안감이 반영된 셈입니다. 

한편, 레벨 3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된 자동차가 내년부터 판매된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그래도 본격적인 레벨 4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전까지는 운전 중 메신저 사용과 키스는 금물! 반드시 안전하게 정차 후에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