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L

폭스바겐이 선택한 만도 서스펜션, 그 정체는?

미래 모빌리티 투자에 주력하고 있는 폭스바겐 (출처: 폭스바겐)

독일을 대표하는 완성차 업체이자 시장 점유율 기준, 시장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폭스바겐 그룹’이 전기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이들은 지난달 독일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를 통해 ‘2025년까지 전기차 부분에서 선두에 오를 것’이라는 야심 찬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그 시작으로 올해 100만대의 전기차를 고객에게 인도할 것이라고 밝혔죠. 거침없는 자신감을 드러낸 폭스바겐. 이들이 목표를 공언한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첫 전기 SUV ‘ID.4을 출시하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 폭스바겐’ (출처: 폭스바겐)

이미 노르웨이를 비롯한 여러 유럽국가의 전기차 판매 1위 자리가 테슬라에서 폭스바겐 그룹으로 넘어갔습니다. 계열사인 아우디와 포르쉐 등을 합하면 폭스바겐 그룹의 유럽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최대 25%에 달합니다. 또한 세계 1위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도 폭스바겐은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죠. 글로벌 시장에서도 폭스바겐이 테슬라를 바짝 쫓고 있습니다.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에서 테슬라가 44만대, 폭스바겐 그룹이 38만대를 기록하며 나란히 업계 1, 2위를 차지했습니다. 그 차이가 근소한 만큼 당장이라도 순위가 바뀔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이러한 폭스바겐 그룹이 우리 기업을 전략적 파트너사로 선정해 모두를 놀라게 했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국내 자동차 부품 기업 ‘만도’입니다. 이 두 기업 사이에 대체 어떤 일이 벌어진 걸까요?

 

글로벌 잭팟 터트린 ‘만도’

만도의 전기차용 서스펜션 디자인 콘셉트 (출처: 만도)

지난 3월은 만도에게 있어 매우 뜻깊은 한 달이었습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폭스바겐 그룹’으로부터 5,000만 개 규모의 서스펜션 제품 수주에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서스펜션 단일 품목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라고 하는데요. 폭스바겐 그룹이 점 찍은 서스펜션은 대체 무엇일까요?

탑승자의 안전과 편의를 극대화하는 만도 서스펜션 시스템 (출처: 만도)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는 모두 흔들립니다. 다만, 차종에 따라 흔들리는 정도가 다를 뿐이죠. 그런데도 우리가 승차 시에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을 느끼는 건 차체와 타이어를 연결하는 ‘서스펜션’이 있기 때문입니다. 자동차의 흔들림을 최소화하는 건 속도와 안정성 못지않게 중요한데요. 서스펜션은 자동차의 흔들림을 완화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커다란 스프링 구조의 서스펜션은 노면에서 발생한 충격이 차체와 탑승자에게 전달되는 것을 막아줍니다. 또한 타이어를 노면에 확실하게 접지시키는 기능도 하죠. 전기차 시대가 되면 서스펜션의 중요성은 더욱 커집니다. 엔진이 없는 전기차는 주행 시 엔진 소음이 발생하지 않지만, 그 대신 엔진 소음에 감춰졌던 노면 소음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따라서 전기차의 정숙성은 서스펜션이 완성한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서스펜션의 성능이 고급차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정도라고 합니다.

폭스바겐의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MEB (출처: 폭스바겐)

이번에 만도가 수주한 서스펜션은 폭스바겐그룹의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MEB)을 기반으로 한 유럽 주력 모델 대부분에 장착됩니다. 또한 폭스바겐과 아우디 등 계열사 내 인기 내연 기관 모델 등에도 장착될 예정이죠. 일반적으로 차 한 대당 4개의 서스펜션 부품이 장착되므로 연간 수주 물량은 600만개, 즉 승용차 150만대 분량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폭스바겐 그룹의 지난해 판매량이 930만 대인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숫자입니다.   

 

기술고도화로 성장 동력 다변화

성공의 요인은 단연 제품의 품질입니다. 만도는 매출액 대비 R&D(연구개발) 비중을 5% 수준으로 유지하며 기술고도화에 매진해왔습니다. 이는 곧 제품 품질의 향상으로 이어졌죠. 폭스바겐 그룹과 세 차례에 걸친 서스펜션 튜닝 시험에서 승차감과 고속 주행 안전성 모두 만족스러운 평가를 받았는데요. 특히, 주행 시 발생하는 소음진동(NVH) 부문에서도 합격점을 받았습니다.

폭스바겐, 아우디를 제조 생산하는 ‘FAW폭스바겐(一汽-大众)’ (출처: FAW폭스바겐)

기술력을 인정받은 만큼, 만도의 서스펜션은 더 많은 곳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우선 만도는 이번 수주를 바탕으로 중국 폭스바겐과도 협력을 추진키로 했습니다. 만도 서스펜션은 2002년 중국 베이징에서 양산을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닝보에도 생산 기지를 보유하고 있죠. 지난해, 만도 중국 법인은 1,400만 개, 자동차 대수로 350만 대 분량의 서스펜션을 현지 자동차 회사에 공급했습니다. 이에 폭스바겐, GM, 동풍으로 구성된 중국 빅3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한편, 서스펜션 애프터 마켓 비즈니스 확대 등 다양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노력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폭스바겐 그룹과 다른 섀시 제품군의 협력 또한 모색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기대만큼 좋은 성과를 얻길 바라며 이번 수주가 우리 기술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촉매제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