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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자율주행 시대, 안전한 자동차 컬러는 따로 있다?

여러분이 가장 선호하는 자동차 컬러는 무엇인가요? 흰색? 검은색? 회색?

대부분 무채색 계열의 자동차를 선택하실 텐데요. 특히, 검은색 자동차는 깔끔함과 고급스러움을 겸비하며 쉽게 질리지 않아 많이들 선호하실 겁니다. 전 세계 자동차 6대 중 1대는 검은색 자동차라고 할 만큼 우리는 검은색 자동차를 도로 위에서 쉽게 볼 수 있죠.

그런데, 앞으로 검은색 자동차를 못 볼 수도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우리의 영원한 스테디셀러, 검은색 자동차가 단종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 그 까닭은 무엇일까요?

 

자율주행기술과 자동차 컬러의 상관성?

혹시, 미래 자동차를 그리는 모습에서 검은색 자동차를 보신 적 있으신가요? 생각해보면 대부분 밝은 컬러를 띠고 있었을 겁니다.

 

검은색 자동차의 단종 소식은 자율주행 시대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바로, 자율주행 자동차의 핵심 부품인 라이다 센서가 검은색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인데요. 자율주행에서 주변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카메라, 라이다, 레이더 이 세 장비가 상호보완하며 상황을 파악해 안전한 주행을 가능케 합니다. 특히, 라이다는 자율주행차의 핵심 센서 중 하나죠. 라이다는 발사한 레이저 빛이 반사되어 돌아오는 시간을 계산해 주변 환경을 파악하는 원리로 작용합니다.

 

여름에 검은색 옷을 입으면 흰색 옷보다 상대적으로 더 덥다고 하죠. 검은색은 빛을 흡수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인데요. 이러한 어두운 컬러의 특성은 자동차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검은색 자동차는 라이다에서 발사된 레이저 빛을 흡수하기에 라이다 인식 기능에 혼선을 줄 수 있어 자칫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데요.

이렇게 검은색 차량이 자율주행 기술에 큰 걸림돌이 되면서 그럼 자율주행 자동차는 밝은 컬러만 가능한 걸까? 궁금증이 생기게 될 겁니다. 여기서, 한 도료 업체는 새로운 블랙 컬러를 제안합니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새로운 작전명 ‘가지’?

PPG 인더스트리스의 자율 주행 차량 코팅 제품 NIR(근적외선) (출처: PPG Industries)

세계 최대 자동차 도료 업체인 미국 PPG 인더스트리스는 수년간 새로운 블랙 톤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왔는데요. 이들은 의외의 곳에서 해결책을 찾았습니다. 바로, 대표적인 컬러푸드 ‘가지’에서 말이죠.

 

가지는 어두운 보라색 표면을 가졌지만, 여름 제철 음식 중 하나입니다. 가지는 표면색과 달리 속은 뽀얀 색을 자랑하죠. 가지의 표면은 빛이 가지의 흰색 살을 통과하도록 하고, 통과한 빛은 바로 반사시키는 성질을 갖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러한 가지의 원리에서 착안해 PPG는 가지 표면처럼 적외선을 반사할 수 있는 검은색 페인트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개발 기술은 항공 우주, 비행기 도료에 활용된 적이 있어 자율주행 자동차에도 이 도료 기술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2021 글로벌 자동차 트렌드 컬러는?

우리는 매년 초 올해의 팬톤 컬러를 선정하곤 합니다. 그런데, 자동차 업계에서도 매년 올해의 컬러를 선정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150년 역사를 지닌 글로벌 자동차 페인트 기업인 엑솔타(AXALTA)는 1953년부터 매년 올해 유행을 선도할 자동차 색상을 발표해왔는데요. 엑솔타는 2021 글로벌 자동차 컬러로 연두색 계열의 ‘일렉트로 라이트(Electro Light)’를 선정했습니다.

 

Axalta’s 2021 Global Automotive Color of the Year: “ElectroLight” (출처: Axalta)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녹색계열의 자동차는 흔히 볼 수 없는 소위 비주류 색상이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녹색 계열, 노란색 컬러는 자동차 업계에서 선호도가 가장 낮은 컬러입니다. 그럼에도 엑솔타가 올해의 컬러로 일렉트로 라이트를 선정한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 역시 자율주행과 연관이 있습니다. 미래가 아닌 현실로 다가온 자율주행 시대에 발맞춰 주변 환경을 감지해 사고의 가능성을 줄일 수 있는, 자율주행차에 안성맞춤인 밝은 컬러를 선정한 것이죠. 게다가 일렉트로 라이트는 지속가능성, 행복, 안전 등의 의미가 내재되어 있어 자율주행차가 가진 의의를 잘 담아낸 컬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벤틀리는 연두색 벤테이가를, 람보르기니는 녹색 아벤타도르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엑솔타의 이러한 자동차 트렌드 컬러 선정 방식은 처음이 아닙니다. 2020년에도 엑솔타는 밝은 청록색의 ‘씨 글래스’ 색상을 선정했는데요. 펄 광택의 블루 컬러는 반사도가 높은 편이기에 라이다 센서에 잘 감지되어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로 자율주행시대에 알맞은 컬러를 선정했습니다.

 

이렇게 보니 자율주행 자동차에 있어 기술은 물론이거니와 자동차 컬러 역시 중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는데요. 우리가 흔히 주의해야 하는 부분, 안전 표시에는 노란색을 사용하는 것처럼 자율주행 시대가 성큼 다가온 만큼 앞으로는 자율주행 자동차 센서가 쉽게 인식할 수 있는 새로운 컬러가 자동차 컬러를 선도할 가능성이 농후해진 것 같습니다.

 

참고자료

▲KCC Design

▲AXAL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