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 겨울이 지나고 봄 냄새가 코끝에 맴도는 요즘, HL만도에서는 이제 막 겨울을 빠져나온 이들이 있다고 하는데요. 그 주인공은 바로 윈터테스트에 다녀온 연구원들입니다. HL만도 연구원들은 매년 극한의 겨울 환경을 찾아 세계 각지로 떠나는데요. 한 달 가까운 시간을 추위와 싸우며 자동차 성능을 검증하고 돌아오기를 반복한 게 벌써 37년째입니다.
'모두의 안전'을 위한 여정, HL만도 윈터테스트
자동차는 생명과 직결되어 있습니다. 작은 결함이나 오류가 큰 사고와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어떤 환경에서도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때문에 HL만도는 모든 기능과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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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만도 윈터테스트 연구원들의 겨울왕국 적응기
윈터테스트는 HL만도 기술의 심장부입니다. 1989년 HL만도는 국내 최초로 윈터테스트를 시작하며 국내 자동차 전자제어 시스템의 서막을 열었습니다. 햇수로 36년째, 윈터테스트 참가한 연구 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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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는 HL만도가 왜 윈터테스트를 진행하는지, 윈터테스트에서는 어떤 일을 하는지 알아보았다면 이번에는 무슨 테스트를 어떻게 진행하는지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았습니다. 지난 2월 5일부터 2월 22일까지 총 18일동안 중국 흑하에서 윈터테스트를 마치고 돌아온 HL만도 김성민 연구원과 이경희 연구원의 PBC SW 윈터테스트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사무실을 벗어나 겨울 한 가운데로
두 사람은 PBC(Parking Brake Control) 유닛 설계 및 검증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SW 개발자가 윈터테스트에 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Q. PBC가 무엇인가요?
성민: PBC(Parking Brake Control)는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EPB)의 동작을 제어하는 소프트웨어입니다. 최근에는 케이블 없이 MoC(Motor on Caliper) 방식을 적용해 전자식으로 주차 브레이크를 체결하거나 해제하는 데 보조 역할을 수행하고 있죠. 또 주행 중에 풋브레이크 고장과 같은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차량이 정차할 수 있도록 제동력을 발생시키기도 합니다.
경희: 저희는 이런 PBC SW 유닛 단위 설계 및 검증 업무를 맡고 있는데요. 저는 차량 센서 신호 처리를 위한 SW설계와 검증을, 성민 연구원은 Actuator 제어를 위한 SW 설계 및 검증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요.

Q. 이번 흑하 윈터테스트에서는 어떤 테스트를, 왜 진행했나요?
성민: 흑하에서는 극한의 환경과 고장 상황에서의 PBC SW 검증을 진행했어요. 노면의 마찰력이 급변한다거나 차량의 센서가 고장나는 등 차량이 마주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들을 가정하고 해당 환경에서 차량을 올바르게 정차할 수 있는지, 정차 과정에서 설계 의도대로 동작이 수행되는지를 알아보는 거죠.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경사가 있는 도로에서 차를 흔들거나 Wheel Speed Sensor의 고장 상황 등을 연출해 PBC SW가 설계대로 올바르게 동작 하는지를 검증했고, 주행 중에 Split-mu*, Jump-mu*와 같이 다양한 형태의 저마찰로에서도 이상적으로 차를 정차할 수 있는 지에 대한 검증을 수행했어요.
*Split-mu: 좌우 바퀴가 서로 다른 마찰계수를 가진 노면을 주행할 때 제동력이 달라지는 현상
*Jump-mu: 마찰계수가 급변하는 노면을 주행할 때 제동력이 달라지거나 충격이 발생하는 현상
경희: 이번 윈터테스트에서는 A-SPICE의 개발 프로세스에 따라 설계하고 구현한 PBC SW의 기능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어요. 사무실에서는 설계한 SW가 실제 차량에서 어떻게 동작하는지 직관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워요. 하지만 윈터테스트 현장에서는 실제 차량에 SW를 다운로드하고 차량에서 입력되는 센서 신호를 확인하면서 설계가 제대로 되었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어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이 과정이 SW개발에 큰 도움이 됩니다.


HL만도의 윈터테스트장이 위치한 중국의 흑하(헤이허시)는 춥기로 소문난 하얼빈보다 더 북쪽에 위치한 도시입니다. 얼음이나 눈 등 저마철로의 노면과 극저온에서의 부품 성능을 테스트하기에 최적의 환경이죠.
경희: 차량은 Parking이 체결된 상태로 냉각될 경우에 주차 성능이 저하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런 극단적인 겨울철 환경에서의 테스트가 필수적이에요. 호수가 얼어붙고, 그 위에서 주행까지 가능할 정도로 추운 흑하가 테스트 지역으로는 제격이죠. 또 흑하 윈터테스트장에는 다양한 테스트 트랙이 있어서 높은 경사로에서의 제동 성능이나 저마찰로에서의 주행 중 비상제동성능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한국에서는 마주하기 힘든 환경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결함을 찾아내거나, 다양한 환경에서 최선의 시스템 성능을 끌어내기 위해 연구원들은 매년 세계 각지의 윈터테스트장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Q. 윈터테스트에서 어떤 점을 가장 신경 쓰나요?
성민: 소프트웨어가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설계대로 움직이는지를 가장 우선으로 보고 있습니다. 모든 차량이 항상 이상적인 환경에서만 주행할 수는 없기에 윈터테스트를 통해 다양한 worst case를 확보하고, 해당 환경에서 정상적으로 신호 처리 및 동작을 수행하는 지를 확인해요. 여기에 추가적으로 설계에서 보완할 점은 없는 지, 성능은 어떠한 지 등도 함께 확인하고 있습니다.

성장의 기회, 윈터테스트
두 연구원은 이번이 각각 두 번째와 세 번째 윈터테스트 파견이었는데요. 두 사람 모두 윈터테스트가 업무 역량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경희: 저는 스웨덴에 한 번, 흑하에 두 번 다녀왔는데요. 앞서 말했듯 사무실에서 일을 할 땐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윈터테스트장에서는 제가 개발한 SW를 탑재한 차량을 직접 타 보고, SW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직접 볼 수 있기 때문에 업무에 대한 이해도는 물론이고 전체적인 PBC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 높아졌어요. 또 내가 만든 SW가 구현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면서 ‘아, 내가 진짜 자동차 산업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성취감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성민: 맞아요. 평소에 하던 시뮬레이션이나 유닛 테스트를 통한 검증이 아닌 실차 평가를 진행하기 때문에 와닿는 게 달라요. 사무실에서는 예상할 수 없었던 문제를 몸소 겪어보고 이를 해결해가는 과정이 무척 흥미로웠어요. 특히 평소에 구상하던 로직을 직접 차량에 적용하고, 실제 주행 환경에서 이 로직이 어떤 영향을 끼치는 지 바로 확인할 수 있었던 게 가장 좋았어요.

Q. 다음 윈터테스트에도 참여하실 예정인가요? 다음 윈터테스트에 대한 계획이 있다면?
성민: 기회가 된다면요. 저희 팀은 이번 윈터 테스트에서는 PBC를 통한 주행 중 비상제동의 제동력 안정성을 평가했는데, 다음 단계에서는 저온 환경에서의 제어 알고리즘 성능을 최적화하고 다양한 주행 상황에서 PBC SW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할 계획입니다. 특히 저온에서의 반응 속도와 정확성을 개선해, 시스템이 더욱 신뢰성 있게 동작하도록 테스트할 거예요.

매일을 눈 속에서 일만 할 수는 없죠! 하루를 마무리한 윈터테스트 연구원들은 현지 HL만도 임직원들과 문화교류를 통해 견문을 넓히는 시간도 가졌는데요 이번 윈터테스트 기간에는 중국의 정월대보름 축제를 구경하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두 연구원의 흑하 이야기, 어떠셨나요? 혹시 ‘저렇게까지 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나요? 하지만 언제나 사고는 작은 징조를 무시할 때 일어나는 법! HL만도는 ‘Safety First’를 잊지 않고, 언제나 모두가 안전할 수 있도록 다음 겨울에도 기꺼이 깊은 겨울을 향해 걸어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