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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이.모.지] 자전거는 왜 후진을 못 할까?

자전거 타기 좋은 계절이 왔습니다! 해질녘 공원이나 강가에 나가 자전거를 타며 선선한 공기를 가르고 있노라면 바람에 올라타는듯한 느낌마저 들곤 하죠.

인류의 10대 발명품이라고도 불리며 오래도록 많은 사랑을 받는 자전거지만, 자전거는 전진밖에 할 수 없기 때문에 한 번 지나친 곳에 다시 가려면 빙 둘러서 돌아와야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뒤로 가기 위해 페달을 뒤로 돌려 밟아도 바퀴가 헛도는 느낌만 날 뿐이죠. 왜 동그란 바퀴가 앞으로만 움직일 수 있는 걸까요?

자전거 움직임의 원리에 답이 있어요

대부분의 두발자전거가 앞으로만 가는 데에는 자전거의 작동 원리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 뒷바퀴에 걸린 스프라켓(톱니바퀴)이 체인과 맞물리면서 뒷바퀴가 회전하게 되죠. 이 상태에서 뒤로 페달을 돌리면 체인도 거꾸로 감기기 때문에 바퀴의 방향이 바뀌어야 할 것 같지만 자전거는 그렇지 않습니다. 바로 래칫(Ratchet) 구조 때문인데요.

래칫은 톱니가 한 방향으로만 회전하게 만드는 구조를 말합니다. 래칫 휠은 파울 또는 폴이라 불리는 작은 막대가 톱니에 걸리게끔 되어 있는데요. 이 작은 막대가 톱니가 반대 방향으로 돌아가는 것을 막습니다. 라쳇 구조는 자전거의 프리휠이나 프리허브 내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흔히 사용하는 프리휠 방식의 자전거에서는 프리휠 유닛 내에 스프라켓과 래칫이 일체형으로 탑재됩니다.

그렇다면 왜 불편하게 래칫을 달아 후진을 할 수 없게 만들었을까요? 래칫은 페달 밟기를 멈추어도 뒷바퀴가 관성에 의해 계속 회전할 수 있도록 합니다. 페달을 밟을 땐 라쳇과 폴이 물려 바퀴로 직접 동력을 전달하고, 페달을 멈추면 라쳇이 풀리면서 바퀴와 기어의 연결이 해제돼 관성에 의해 바퀴가 혼자 굴러갈 수 있게 합니다. 래칫이 없다면 페달 밟기를 멈출 경우 바퀴도 같이 멈추게 되는 것이죠. 실제로 자전거를 탈 때 페달 밟기를 멈추면 나는 ‘딱, 딱, 딱’하는 소리가 바로 래칫에서 폴이 부딪히는 소리입니다.

페달 래칫 바퀴의 움직임
앞으로 밟음 폴이 톱니를 밀며 회전 바퀴에 동력 직접 전달
멈춤 폴은 풀리며 멈추고 허브는 계속 회전 바퀴 스스로 회전
뒤로 밟음 폴이 톱니에서 미끄러짐 바퀴에 동력 전달 불가능

래칫의 원리는 자전거 외의 일상생활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요. 한 방향으로 죄어드는 수갑, 케이블타이, 라쳇 렌치처럼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는 것들을 떠올려보면 쉽습니다. 또한 로봇 장난감과 같이 관절의 움직임이 있는 장난감에도 래칫 구조가 많이 탑재됩니다.

그러면 이 래칫 구조만 떼어내면 자전거도 후진이 가능할까요? 네 맞습니다. 경륜 경기에 많이 사용되는 픽스드 기어 바이크(픽시)는 프리휠 없이 기어비가 고정된 자전거인데요. 래칫 구조가 장착된 프리휠이 없기 때문에 후진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죠.

그렇다면 픽시가 아니어도 후진할 수 있는 자전거를 만들 순 없을까요? 이론상으로 후진 기어를 달면 두발자전거도 후진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 자전거 구동계를 바꿔야 한다는 건, 매우 어렵고 비효율적인 일이죠. 최근에는 일부 전기자전거 모델에 한해 모터의 회전방향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후진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제 자전거가 왜 전진만 할 수 있게 되었는지 다들 이해하셨나요? 페달을 밟는 방향으로 자전거를 움직이게 할 수는 있지만, 이는 자전거의 효율을 매우 떨어트리기 때문에 더 큰 이득을 위해 작은 단점을 감수하게 된 것이죠.

공공자전거 타고 동네 한 바퀴!

자전거 타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만, 부피가 크고 운행 환경에 제약이 많은 자전거는 집안의 애물단지로 전락하기 일쑤인데요. 때문에 최근에는 내가 필요할 때에만 자전거를 이용하는 공공자전거, 공유자전거 서비스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전국의 지자체들은 공공자전거 서비스에 각 지역의 특색을 살린 이름을 붙여 화제를 낳기도 했는데요. 지역 방언을 활용한 ‘타슈’, ‘타랑께’, ‘타반나’부터 지역 이름을 활용한 ‘무안질주’, ‘타고가야’, ‘달려보령’까지 귀여운 이름으로 많은 시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공자전거는 대부분 시간당 천원대의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죠. 서울시가 운영하는 ‘따릉이’의 경우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면 훨씬씬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답니다. 날이 더 더워지기 전에 자전거 타고 나들이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