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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가성비와 안전 따지는데…초소형 전기차 괜찮을까?

도로 위에 등장했다 하면 모든 이들의 관심 집중! 치명적인 귀여움으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은 차종이 있습니다. 마이크로 모빌리티의 끝판왕. 바로, 초소형 전기차입니다.


이런 자동차는 네가 처음이야!

▲ 국내 초소형 전기차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르노 ‘트위지’ (출처: 르노 삼성자동차)

초소형 전기차의 매력은 단연 크기입니다. 성인 남성이 간신히 탑승할 만큼 콤팩트한 크기를 자랑하는데요. 일반 승용차의 ⅓ 크기로 작기 때문에 좁은 골목길도 여유롭게 달릴 수 있습니다.실제로 르노 트위지 (Twizy)의 경우, 설계 단계부터 유럽의 좁은 도로 여건이 고려됐다고 합니다.

명색이 전기차인 만큼, 대기 오염 물질을 배출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구매 시 보조금이 지원되고 있죠. 지난해를 기준으로 초소형 전기차에 책정된 국고 보조금은 400만 원입니다. 여기에 지자체 보조금을 합하며 통상 800만 원 안으로 차량 구매가 가능하다고 알려졌는데요. 가성비 있는 차량을 원하는 예비 차주라면 솔깃할 만한 금액이죠. 높은 세제 효과와 함께 유류비 절감도 기대할 수 있어 경제적입니다.


도심 환경에 최적화된 모빌리티

작고 깨끗한 초소형 전기차는 도시 문제의 효과적인 해결책입니다. 이에 세계 각국에서 도입에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죠. 

▲ 베르사유 궁전의 업무 차량으로 이용되는 르노 ‘트위지’ (출처: 르노)

세계 최초로 초소형 전기차가 출시된 프랑스. 이곳에선 베르사유 궁전의 업무 차량으로 초소형 전기차가 사용됩니다. 두바이에선 순찰차로 활용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고급 스포츠카가 즐비한 두바이의 특성상 도로 위 과속 운전자가 많다고 하는데요. 좁은 공간도 빠르게 통과할 수 있는 초소형 전기차는 과속 운전자를 잡는 데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 도요타시의 초소형 모빌리티 셰어링 서비스 ‘Ha:mo RIDE’ (출처: 도요타시)

한편, 경차가 활성화된 일본에서도 초소형 전기차의 활약이 두드러집니다. 도요타시는 도요타자동차와 제휴를 통해 초소형 모빌리티 셰어링 서비스인 ‘Ha:mo RIDE’를 운영 중입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4시간 동안 3,000엔이라는 합리적 금액으로 도요타시의 주요 관광 장소를 모두 둘러볼 수 있다고 합니다.


초소형이라는 크기의 함정

하지만 웬일인지 우리나라에서는 초소형 전기차가 기대만큼 인기를 얻진 못했습니다. 승용차와 이륜차 사이의 매력적인 이동수단이라는 점은 인정받았지만, 실제로 도로를 달리기엔 아쉬운 점이 많았죠. 

▲ 자동차 전용 도로에서 볼 수 있는 저속 전기차 금지 표지판 (출처: 국토교통부)

우선, 초소형 전기차의 속도는 통상적으로 시속 80km 정도입니다. 1회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도 50km 내외이죠. 이로 인해 초소형 전기차는 자동차 전용 도로와 고속 도로 주행이 불가능합니다. 어디까지나 동네 단위로만 이동할 수 있는 셈이죠.

또 하나의 걸림돌은 충전 시스템입니다. 초소형 전기차는 220V의 가정용 콘센트로 충전합니다. 단독 주택이 보편화된 유럽에선 유용한 스펙이지만, 아파트가 중심인 한국에선 사실상 충전의 제약으로 다가옵니다. ‘DC콤보 타입’의 충전 젠더를 개별 구매하지 않는다면, 전기차 충전소 이용이 어렵습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며 초소형 전기차는 대중에게 외면받았는데요. 비슷하게 단거리용으로 출시된 전동 킥보드가 인기를 끌며 사람들에게 서서히 잊혔습니다.


다마스의 빈자리 메꾸는 ‘초소형 전기차’

그럼에도 초소형 전기차가 꾸준히 이슈로 등장하는 것은 마이크로 모빌리티의 필요성 때문입니다.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유통과 물류 분야로 수요가 집중되고 있습니다. 신도시나 대규모 아파트 단지는 대형 화물차의 출입이 가능하지만, 구도심은 상황이 다릅니다. 차량 진입이 어려운 골목길을 중심으로 주택가가 형성됐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이륜차만으로 늘어난 물동량을 책임져야 하는데요. 차체가 작은 만큼 배송에 한계가 존재합니다. 설상가상으로 국내 유일의 경상용차인 다마스와 라보가 올해 1분기 내 단종을 앞두고 있습니다. 결국, 배송을 두고 지역 간 격차가 벌어지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죠.

▲ 은평 한옥마을 단지에서 물류 배달을 하는 우체국 초소형 전기차 (출처: 정책브리핑)

이륜차만큼 작지만 많은 물품을 실을 수 있는 화물용 초소형 전기차는 도심 물류 배달에 최적화된 차량입니다. 게다가 외관이 눈길을 끄는 만큼 차량을 통한 홍보 효과도 기대할 수 있죠.

이에 우체국에선 기존의 우편배달 오토바이를 초소형 전기차로 바꿨습니다. 일각에서는 사고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했지만 ABS 시스템 도입 등 자체 안전 기준 강화를 통해 문제를 해소하고 있습니다.

배달의 민족 역시 초소형 전기차로 사업 영역을 확대 중입니다. 100대의 초소형 전기차를 도입해 B마트 배달 사업을 시범 운영하고 있습니다.

▲ 영광군에서 사용되는 쏘카의 생활형 초소형 전기차 셰어링 (출처: 쏘카)

카 셰어링 업계도 사업 준비를 마쳤습니다. 쏘카는 제주 지역에만 한정됐던 초소형 전기차 대여 사업을 목포와 영광, 서울까지 확대했죠.

이처럼 초소형 전기차를 향한 러브콜이 끊이질 않고 있는데요. 앞으로의 쓸모를 생각해 이달 초 정부는 초소형 전기차에 관한 기준을 정비했습니다.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앞으로의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초소형 전기차. 도입 초기부터 언급한 대로 이들이 복잡한 교통 문제의 해결책이 되길 바라봅니다. 

참고자료

▲ 국토교통부 자동차관리법 

▲ 르노 자동차 (https://group.renault.com/en/news-on-air/news/?pag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