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EOPLE

<한라홀딩스 홍석화 사장 인터뷰> 지속가능경영은 “사회와 기업이 누릴 이익의 파이를 키우는 일”입니다

ESG 가치를 앞세우고 지속가능경영의 대열에 동참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습니다. 한라그룹도 지난 상반기, 실천체계 정비를 마무리하고 실행에 속도를 높였죠. 과연 한라의 지속가능경영이란 어떤 활동일까요? 한라홀딩스 홍석화 사장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Q. ESG라 불리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등장, 한라그룹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우선 한라그룹의 핵심가치가 ESG에서 요구하는 개념을 잘 담고 있습니다. ‘정도경영, 프런티어, 합력’의 의미를 생각해 보면 ESG와 의미가 상통한다고 느끼실 것 같습니다. 그래서 새롭게 등장한 트렌드이지만 우리에게는 낯설기보다 익숙하게 다가오는 거겠죠. 우리가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59년 전에 경제적 가치 창출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창업정신으로 출발해 대한민국 중공업 발전의 기틀을 닦은 우리 한라그룹이 이제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해서 한 단계 더 성장할 기회라고 판단합니다.

한라는 59년 기업사의 거친 여정 속에서도 정도경영 원칙을 변함없이 지켜온 기업입니다. 먹고 사는 문제 해결만이 사회가 지향하는 가치였던 시절, 일찌감치 교육과 소외계층 지원, 비인기 스포츠 종목 육성에 이바지하며 사회적 가치를 실현해 왔습니다. 이런 자부심과 한라의 정신이 ESG라는 가치를 향해 올곧게 이어지는 시선임을 홍석화 사장은 강조합니다.

Q. 과거에도 이름만 다를 뿐 유사한 활동들이 이어져 왔습니다. 기존과는 어떤 면에서 다르다고 보십니까?
ESG란 예전부터 우리가 추구해 오던 개념입니다. 전에 없던 새로운 종류의 일을 한다기보다는 지금 하는 일을 더 제대로, 장기적인 관점으로 추진하는 쪽에 가깝죠. 직원들이 일상 업무에서 큰 폭의 진동을 느끼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차이점이 있어요.
첫째, ESG라는 이름으로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을 우선순위로 가져간다는 점, 둘째, Sustainability와 사회적 가치를 새로운 Opportunity로 바라보고 접근한다는 점, 셋째, 이를 위해 전담 조직을 갖추고 전사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해 시스템적으로 지속가능성을 고민하고 업무에 반영한다는 점에서 말이죠.

지금까지 기업들의 경영전략은 주로 재무적 성과에 맞춰져 있었습니다. 여기에 ESG라는 비재무적인 과제가 던져졌습니다. 경영진과 임직원 입장에서는 많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Q. ESG와 재무적 성과 사이에서 충돌이 발생하진 않을까요?
3~4년 전만 해도 상당한 Conflict가 발생하였고, 지금도 여전히 우려할 부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트렌드가 바뀌고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것이 결국 돈이 되는 시대가 온 것이죠. 실제 글로벌 ESG 펀드의 규모는 2조 달러, 한화 2,300조 원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경영을 한다고 재무적 성과를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연초에 에비앙으로 유명한 글로벌 기업 다농의 CEO가 재무적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해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 CEO가 ‘ESG 경영의 전도사’로 불렸기 때문인데요. 지속가능경영과 재무적 성과는 분리해서 다룰 수 없는 문제입니다.
결국 기업의 지속가능성은 지속적으로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재무적인 가치가 있는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하는 것에서 나옵니다. 사회적 가치를 위해 재무 성과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단기적인 재무성과를 장기적이고 더 큰 성과를 위해 투자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지속가능경영을 그룹 전반으로 어떻게 확산시킬까?’, ‘그룹 전체의 조화로운 협업을 어떻게 이끌어 내야 할까?’ 한라그룹 지주회사 대표이사로서 요즘 홍석화 사장의 주된 고민거리입니다.

Q. 앞서 전담 조직을 통한 시스템적 추진을 말씀하셨습니다.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먼저, 만도는 SVR, 한라는 ESG, 한라홀딩스 사업부문은 EHS라는 이름으로 지속가능경영 전담 조직이 출범했습니다. 그룹 차원에서는 브랜드전략팀이 지속가능경영을 총괄하며 각 사와 조율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각 사의 전담 조직은 유관부서와 함께 지속가능경영 전략과 활동을 논의하고 실무협의체를 통해 그룹 내 모든 지속가능경영 조직과 브랜드전략팀에 정기적으로 공유합니다. 브랜드전략팀은 이 내용을 정리하여 경영진에게 보고하고, 각 사는 이사회 산하의 지속가능경영 위원회에 주요 안건을 보고하고 승인을 받게 됩니다. 
정기적이고 유기적인 소통을 통해 지속가능경영을 Top-down & Bottom-up으로 전개하는 데 있어 전담 조직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앞으로 ESG와 관련한 요구가 가중되고 지속가능경영에 가속도가 붙으면 직원들의 업무도 ESG에 맞춰 변화하게 되지 않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깁니다. 이에 대해 홍석화 사장은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말합니다. 이미 지금까지 해온 많은 업무가 지속가능경영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죠. ESG로 업무가 늘어나기보다는 기존 업무가 더욱 체계화될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이번 한라홀딩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서문에 ‘지속가능경영은 노를 젓는 행위와 같이 기백과 끈기가 요구되는 경영활동으로, 그 목적은 함께 성장하는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앞으로 ESG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할 기회가 많아질 것입니다. ESG 가치를 추구하는 지속가능경영이 한정된 이익을 사회와 나눈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사회와 기업이 누릴 수 있는 이익의 파이를 키워 내는 것이라 이해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