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분은 ‘자신’을 얼마나 믿고 있나요? 모든 일에 있어 믿음을 갖고 나아간다는 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인데요. HL이 여러분께 용기를 불어넣기 위해 믿음을 갖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이들을 만나보았습니다.
최근 방영된 <열혈사제2>를 비롯해 내로라하는 대한민국의 장신 남자배우들의 액션 대역을 도맡다시피 한 스턴트맨이자 <무한도전>, <유 퀴즈 온 더 블럭> 등 여러 방송에도 출연하면서 피지컬과 훈훈한 비주얼로 더욱 화제가 된 김선웅 감독을 아시나요? 이제는 스턴트맨을 넘어 좋은 무술감독이 되기 위해 나아가는 김선웅 감독의 <Believe in Me>, 시작합니다.
법대생, 스턴트맨이 되다
그가 처음부터 스턴트맨 외길을 걸었던 것은 아닙니다. 법학을 전공하던 대학생이 왜, 어떻게 스턴트맨이라는 꿈을 꾸게 되었을까요?
선웅: 사실 대학은 소위 말하는 ‘점수 맞춰서’ 간 거였지, 법조계에 큰 뜻이 있는 건 아니었어요. 진로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하고 있었는데, 문득 특수촬영물의 주인공이 되고 싶었던 어린시절의 기억이 떠올랐어요. 그런 연기는 어떤 사람들이 하는 것인지 궁금해서 알아보다가 스턴트맨에 대해 알게 됐죠. 그렇게 서울액션스쿨의 문을 두드리게 됐습니다.

Q. 걸어온 길과는 전혀 다른 진로를 선택했는데, 적응이 어렵진 않았나요?
선웅: 소위 말하는 엘리트체육 선수 출신은 아니지만 저도 운동(태권도, 특공무술)을 나름 오래 했어요. 그래도 내심 ‘전문적으로 운동을 한 사람들을 따라가긴 어렵지 않을까?’라는 걱정을 갖고 있었는데, 막상 하다 보니 괜찮았어요. 자신만의 특기가 있으면 좋은 건 맞지만, 촬영에 필요한 액션 동작을 익히는 과정은 어차피 기초부터 다시 익혀야 하거든요.


선웅 감독님은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했지만, 사실 서울액션스쿨의 교육과정을 수료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모든 교육과정을 마치고 서울액션스쿨 소속으로 남아 스턴트맨으로 활동하는 인원의 비율이 10%를 조금 넘는 정도라고 할 정도죠.
직업관이 송두리째 뒤바뀌다
그렇게 서울액션스쿨 교육과정을 수료하고 스턴트맨이 된 선웅 감독님. 어느덧 10년 넘게 스턴트맨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데요.
Q. 일을 하면서 힘들거나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은 없었나요? 긴 시간 스턴트맨으로 활동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있다면?
선웅: 슬럼프는 당연히 있죠. 그리고 앞으로도 있을 거고요. 그런데 저는 딱히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 특별한 무언가를 하지는 않아요. 그저 다 지나갈 일이니까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해요. 대신 저는 일을 하면서 구체적인 목표를 1년에 하나씩 세우고, 그걸 이루기 위해 노력했어요. 1년차에는 한 씬이라도 격투 액션장면에서 주인공 대역을 하기, 2년차에는 한 작품의 처음부터 끝까지 메인으로 대역을 하기 이런 식으로 차근차근 목표를 높여갔어요. 그리고 지금은 무술감독이 되겠다는 목표가 생겼죠.

선웅 감독님은 이제 무술감독을 꿈꾸고 있습니다. 스턴트맨과 무술감독은 비슷해 보이지만 그 역할이 다른데요. 무술감독이 액션장면을 만들어가는 사람이라면, 스턴트맨은 무술감독이 만든 액션을 수행하는 역할이죠. 그가 액팅을 넘어 디렉팅을 꿈꾸게 된 계기는 다름아닌 부상이었습니다.
Q. 무술감독이라는 목표를 세운 계기가 있을까요?
선웅: 몇 년 전, 무릎 부상을 꽤 크게 입었어요. 방파제에서 간단한 점프를 하는 장면이었는데, 장소가 위험한 거지 액션 자체는 어렵지 않은 동작이라 방심했던 거죠. 점프하다가 미끄러지면서 굴러 떨어져 크게 다쳤고, 그때 제 직업관이 뒤바뀌었어요. 스턴트맨의 일은 위험한 액션을 멋있게 해 내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안전하게 잘 해 내는 것이 우선이더라고요. 그리고 이 생각을 좀 더 발전시키고 후배들에게 공유하고 싶어서 무술감독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그는 서울액션스쿨에서는 후배들을 지도하고, 촬영 현장에서는 액션씬을 만드는 무술감독이 되었습니다. 영화와 드라마 등 여러 작품에 참여하면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데요. 최근 종영한 <열혈사제2>에서는 출연까지 했던 1편에 이어 무술감독으로 참여해 김해일 신부(김남길 분)의 시원시원한 액션을 만들었죠.
Q. <열혈사제> 시리즈에 모두 참여하셨어요. 이번 <열혈사제2>에서는 어떤 점을 주안점을 두고 액션을 연출하셨나요?
선웅: 김해일 신부의 강력함을 강조하려 노력했어요. 시청자들이 액션 상황에서 주인공이 위기에 처할까 조마조마함을 느끼기보다는 강력한 정의가 시원하게 악을 처단하는 모습을 보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길 바랐거든요. 또 드라마의 성격에 맞게 코믹적인 요소를 넣어 보는 내내 시원하게 웃으며 볼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Q. 액션을 연출할 때 나만의 원칙이 있다면?
선웅: 연습이 되어있지 않은 건 안 해요. 충분히 연습을 하고, 안전하게 수행할 수 있는 기술만 넣고 준비를 하죠. 현장에서 변수가 생겨도 최대한 제가 위험요소를 통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Q. 앞으로 어떤 무술감독이 되고 싶은가요?
선웅: 사실 저는 아직 훌륭한 무술감독은 아니에요. 부족한 점이 많죠. 그래서 우선은 무술감독으로서 입지를 단단하게 다지는 게 일차적인 목표예요. 그런 뒤에 스승이신 <악마를 보았다>, <신세계>, <범죄도시> 시리즈를 하셨던 허명행 감독님처럼 연출까지 도전하고 싶어요. 그 목표를 위해서 몇 년째 틈틈이 시나리오를 쓰고 있어요.
동료와 믿음을 주고받는다는 것
이렇게 자신의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후배 스턴트맨들이 보다 안전한 길을 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선웅 감독님. 그가 후배들에게 가장 많이 강조하는 것도 바로 동료에 대한 믿음이라고 합니다.

Q. 나에게 믿음이란?
선웅: 함께하는 동료요. 스턴트 액션은 안전을 담보로 하는 일이예요. 동료를 믿어야 내 일을 잘 수행할 수 있죠. 와이어 액션으로 예를 들어볼까요? 와이어 액션은 나 혼자서 뜬다고 할 수 없어요. 반드시 누군가가 내 와이어를 당겨줘야 하죠. 여기서 줄을 당기는 사람과 뛰는 사람 모두가 서로를 믿지 않으면 제대로 액션을 수행할 수 없어요. 뜨는 사람은 줄을 잡은 동료가 나를 안전하게 잡아줄 것이란 믿음, 줄을 당기는 사람 또한 내가 줄을 당기는 타이밍에 저 친구가 정확히 동작을 수행할 것이라는 믿음이 필요하죠.

실제로 인터뷰를 위해 방문한 서울액션스쿨에서는 아침부터 수강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함께 몸을 풀고, 부지런히 뛰고 구르며 액션을 연습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요. 몸을 쓰는 것만큼이나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연습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Q. 그럼 좋은 스턴트맨은 믿음을 줄 수 있는 사람일까요? 감독님이 생각하는 ‘좋은 스턴트맨’이란 어떤 사람인가요?
선웅: ‘좋은 스턴트맨’의 기준을 어떻게 세우는가에 따라 너무 많이 달라질 것 같은데요(웃음). 뛰어난 운동능력, 기술, 체력, 사고력과 판단력, … 스턴트맨이 갖춰야 할 능력이 끝도 없거든요. 하지만 결국 앞서 말했듯 동료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고, 같이 일할 때 편한 사람, 그러니까 ‘알잘딱깔센’이 되는 사람이 좋은 스턴트맨이 될 자질을 갖춘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Q. 마지막으로 스턴트맨을 꿈꾸거나 진로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선웅: 서울액션스쿨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습니다(웃음). 앞서 말했지만, 저 역시 선수 출신이 아닌 내가 얼마나 잘 할 수 있을지 두려웠어요. 그래도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도전을 했던 거죠. 훈련을 하면서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과 믿음이 생겼고 그 믿음이 원동력이 되어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그러니까 두려워하지 말고 부딪혀보세요. 막상 부딪혀 보면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