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다들 사용해 보셨나요? ChatGPT와 같은 서비스는 물론, 금융이나 통신 등 서비스업에서도 생성형 AI를 활용한 AI 고객상담을 도입하는 등 이제는 생성형 AI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제조산업에서도 생성형 AI를 통한 업무 혁신을 꿈꾸는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HL만도가 그 주인공! AWS Industry Week에서 <생성형 AI를 통한 제조산업의 혁신>을 주제로 3천명의 청중 앞에서 HL만도의 생성형 AI 이야기를 전했던 SW Campus 남장우 책임연구원(이하 장우)을 만나 HL만도가 생성형 AI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들어보았습니다.
생성형 AI로 업무 혁신을 꿈꾸다
HL만도가 생성형 AI를 업무 현장에 도입하게 된 데에는 SDV(Software Defined Vehicle)트렌드가 있습니다. SDV시대가 도래하면서 자동차 시장 트렌드가 급변하고 있고, 이 흐름에 대처하기 위한 엔지니어들의 업무 부담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인데요. HL만도는 생성형 AI로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부분을 찾고, 현장에 도입함으로써 엔지니어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자 했습니다.
Q. HL만도가 업무에 생성형 AI를 도입하려는 이유가 있을까요?
장우: SDV 트렌드에서 자동차는 HW 중심에서 SW 중심으로 거듭나고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A-SPICE 표준에 맞추기 위해 더 빠르고 더 높은 프로세스 레벨과 더 짧은 엔지니어링 기간을 요구하고 있어요. 때문에 엔지니어들이 대응해야 하는 요구사항도, 고객사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죠. 하지만 엔지니어의 공수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엔지니어의 업무 부담을 낮추고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생성형 AI를 활용한 업무 혁신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Q. 왜 생성형 AI인가요?
장우: 생성형 AI는 사람의 언어, 문맥을 이해할 수 있어요. 이건 기존의 AI가 할 수 없었던 영역이고요. 특히 문장을 맥락에 맞게 읽어낸다는 게 중요합니다. 일례로 의성어/의태어를 이해하고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불그스름’과 ‘붉음’을 구분할 수 있고, ‘위잉-‘과 ‘윙윙’을 구분할 수 있는지 여부가 큰 차이를 만들거든요.
HL만도는 생성형 AI가 언어에 특화되어 있다는 점을 활용, 고객 요구사항 분석과 클레임의 키워드를 분류하는 데 도입했습니다.
장우: 요구사항 이후의 엔지니어링 영역에는 정형화된 자료가 많아요. 그런데 요구사항은 그렇지 않죠. 문서의 포맷도 다양하고, 사람의 말, 언어, 주관, 이미지, 그래프 등 다양한 비정형의 자료로 이뤄진 내용이 많은데 이걸 엔지니어들이 하나하나 분석하는 데에는 개인의 지식과 창의력, 노하우가 필요하기에 그만큼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요. 실제로 저희가 업무 프로세스를 분석했을 때 요구사항 분석이 가장 시스템화가 덜 되어있는 부분이기도 했고요. 요구사항 분석과 다른 예로 품질 클레임 키워드를 분류하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엔지니어마다 분류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도 있고, 일반적인 알고리즘으로는 의성어를 분류하는 데 한계가 있는데 생성형 AI를 이용하면 보다 정확하고 안정적인 클레임 분류가 가능합니다.
HL만도는 생성형 AI를 업무에 활용하기 위해 독자 모델을 개발했습니다. 차량 엔지니어링에 특화된 언어로 엔지니어들이 보다 편하게 사용할 수 있으면서 학습한 데이터를 외부의 답변에 활용하지 않도록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독자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필수적이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HL만도만의 생성형 AI는 철저한 보안 환경에서 요구사항 문서를 청킹(Chunking)*하고, 이를 기반으로 요구사항 분석과 분류 초안을 자동으로 생성해 엔지니어들이 요구사항 분류 작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합니다. 여기에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기술로 기존의 엔지니어링 자료를 검색/재활용해 요구사항 분석의 정확도까지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문서를 분류나 분석이 가능한 문장이나 문단, 이미지 등으로 잘라서 저장하는 것을 의미함
**대규모 언어 모델의 출력을 최적화하여 응답을 생성하기 전에 학습 데이터 소스 외부의 신뢰할 수 있는 지식 베이스를 참조하도록 하는 프로세스
Q. 생성형 AI를 도입한 이후로 업무 효율이 얼마나 개선되었나요?
장우: 클레임 키워드 분류에서 유의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HL만도에는 하루에 평균 400건이 넘는 데이터가 들어오는데요. 한 달이면 만여건이 넘는 데이터가 쌓이게 됩니다. 기존에는 이 데이터를 엔지니어들이 수기로 분류해야 했기에 꼬박 하루에서 이틀을 데이터 분류에만 매달려야 했어요. 그런데 생성형 AI를 활용하니까 매일 쌓이는 이 데이터들을 자동으로 즉시 처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분류 정확도 역시 96%정도로 꽤 신뢰할만하고요. 평일, 주말 가리지 않고 쌓이는 데이터를 생성형 AI가 즉시 분류해주면 엔지니어는 이를 검토하고 수정만 하면 되기에 기존 작업보다 80%정도 공수를 절감하게 된 거죠.
생성형 AI, 엔지니어들의 새로운 동료
HL만도는 생성형 AI를 통해 제조 혁신을 꿈꾸고 있습니다. 특히 남 책임이 속한 SW Campus에서는 SW 개발 영역 전체 프로세스에 생성형 AI를 도입할 수 있도록 다양한 유스 케이스(Use Case)를 발굴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장우: 요구사항/클레임 분석에서 생성형 AI가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으니 이제는 더 큰 그림을 그릴 때라고 생각해요. SW 엔지니어링 전 영역에 걸쳐 생성형 AI를 통한 업무 혁신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엔지니어들이 업무를 진행함에 있어 생성형 AI를 더 빠르게 일할 수 있는 친근한 수단으로 여길 수 있길 바랍니다.
Q. AWS 발표에서도 생성형 AI를 ‘동료 엔지니어’라고 정의하셨는데, 어떤 의미인가요?
장우: 말 그대로예요. 엔지니어들이 생성형 AI를 내 자리를 위협하는 경쟁자로 인식하기보다는 동료 엔지니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AI를 개발하는 엔지니어로서 AI가 사람을 능가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바둑에서 이세돌 9단 이후로 사람이 AI를 이기지 못하는 것과는 또 달라요. 저희의 목표인 성능 좋은 부품을 만드는 건 게임처럼 단순한 목표 달성이 아니라 사람의 창의성과 경력에서 나오는 노하우가 필요해요. 이 창의력과 노하우를 발휘하는 과정에서 사람이 하나하나 하기에 어려운 일을 생성형 AI의 서포트를 받아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저희의 목표입니다.
또 사람 엔지니어가 생성형 AI에게 어떤 피드백을 주는가에 따라서 생성형 AI도 점점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게 되거든요. 결국에는 생성형 AI의 퀄리티를 결정하는 건, 이용하는 사람이기에 엔지니어들이 생성형 AI를 동료 엔지니어라고 생각하고 이 친구를 더 강력하게 만들어 내 업무 효율을 높이겠다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실제로 잠깐 살펴본 HL만도의 생성형 AI는 말 그대로 신세계였는데요. 입력한 정보를 빠르게 분류하고, 근거 자료까지 척척 제시하는 모습은 감탄만 자아내게 했습니다. 지금도 이렇게 척척 작업을 해 내는데, 더 많은 것을 학습한 미래의 생성형 AI는 과연 어떤 모습일지 가늠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일까요? HL만도의 생성형 AI는 아직 그 가능성을 모두 담아낸 딱 맞는 이름을 찾지 못했다는데요. HL만도의 생성형 AI가 멋진 이름을 달고 엔지니어로 활약하는 날을 기대하며 응원하겠습니다!